기획취재 - 다시 始動 걸린 영암 中·高 통폐합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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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기획취재 - 다시 始動 걸린 영암 中·高 통폐합 어떻게?

중학졸업생 관내 고교 진학률 2014년 78.6%→2020년 68.4%

영암고·영암여고 정원미달 심각 신입생 모집은 점점 難題


영암지역 학부모들이 영암 남녀 중·고교 통합 및 중학교 남녀 공학 추진을 건의하고 나섰다. '영암의 중·고등학교 교육환경 변화를 바라는 학부모들'은 최근 영암교육지원청에 낸 건의서를 통해 "영암에서 계속 살며 아이들을 키우고 영암을 떠나지 않게 도와 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하며 이처럼 건의했다.
학부모들은 건의서 제출에 이어 요구를 실현시켜가기 위해 가칭 '영암교육경쟁력강화추진위원회' 구성과 각급학교운영위원회 및 학부모회 의견수렴 등에 나서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이번 건의는 '영암 교육경쟁력 강화'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절박한 숙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또 무엇보다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들이 먼저 공감대를 이룬 상태인 점에서 다시 시동이 걸린 영암 中·高 통폐합 논의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영암군민신문>은 이번 논의마저 결실 없이 흐지부지된다면 영암교육의 미래는 암담해진다는 우려에서 다시 始動 걸린 영암 中·高 통폐합 논의의 배경과 과제, 그리고 그 방향을 타진해보기로 했다. <편집자註>
교육 때문에 떠나는 영암 더 방치해선 미래 暗澹
'영암 교육경쟁력 강화' 위해 각계각층 힘 모아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영암교육의 현주소는 가장 먼저 날로 줄어들고 있는 학생 수 감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승희 의원(영암1·더불어민주당)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현재 영암 관내 유·초·중·고교 학생 수는 모두 5천218명이다. 20년 전인 2000년 8천702명에 비해 3천484명이나 감소했다.
학교 급별로 보면 유치원생의 경우 2000년 505명에서 2005년 512명, 2010년 522명, 2015년 554명으로 늘어났다가, 2019년 439명, 2020년 389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2000년 4천377명에서 2005년 4천723명으로 잠시 늘어났다가, 2010년 3천729명, 2015년 2천738명, 2019년 2천499명, 2020년 2천463명으로 급속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학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000년 1천984명에서 2005년 1천826명, 2010년 1천879명, 2015년 1천548명, 2019년 1천140명, 2020년 1천178명 등이었다. 고교생의 경우 2000년 1천836명, 2005년 1천298명, 2010년 1천333명, 2015년 1천775명, 2019년 1천320명, 2020년 1천188명 등이었다.
이처럼 들쭉날쭉하지만 전반적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학생 수 감소세는 작금의 출생률 저하현상에다 조선업 불황의 여파, 그리고 교육 때문에 떠나야 하는 영암군의 현재 실정이 가미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올해 영암지역 초·중·고교 신입생 모집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우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영암지역 초·중·고교 신입생은 1천175명으로 정원(1천728명)의 68% 수준에 불과했다. 초등학교는 정원 665명에 학생 수는 408명으로 61.3%, 중학교는 정원 601명에 학생 수는 423명으로 70.4%, 고등학교는 정원 462명에 학생 수는 344명으로 74.5%였다.
영암교육의 현주소를 더욱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지표는 ‘영암 관내 중학생들의 영암지역 고교진학 현황’이다.
역시 우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영암 관내 중학교 전체 졸업생 347명 가운데 영암지역 고교에 진학한 학생은 233명으로 관내 고교 진학률은 68.4%였다. 이는 반대로 전체 졸업생 가운데 31.3%인 114명은 관외 고교에 진학했다는 얘기다.
관내 고교 진학률을 학교별로 보면 영암중 65.3%, 낭주중 83.3%, 신북중 57.1%, 구림중 66.7%, 삼호중 65.0%, 삼호서중 61.5%, 시종중 84.6%, 영암여중 77.6% 등이었다. 나머지 금정중, 도포중, 서호중, 미암중 등은 100%다. 학생 수가 매우 적어 큰 의미는 없다.
특히 영암 관내 중학교 졸업생들의 관외 고교 진학은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삼호중이나 삼호서중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고, 성적상위자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한다.
영암 관내 고교들이 타 지역 고교들과의 경쟁력에서 크게 뒤떨어져 중학교 졸업생들이 떠나야 하는 교육풍토가 교육에 대한 투자 감소와 지역사회의 침체로 악순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관내 고교 진학률은 2014년 78.6%에서 올해 68.4%로 떨어졌으니 이른바 ‘교육 때문에 떠나는 영암’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이다.
중학교 졸업생 숫자가 해마다 줄어드는 마당에, 그나마 이들의 관내 고교 진학률까지 하락하면서 올해 영암지역 고교들의 신입생 모집은 그야말로 사상 최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원 462명 중 74%인 344명만 모집하는데 그쳐 6개 고교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영암군을 대표하는 두 학교인 영암고와 영암여고의 경우 각각 88명의 정원 가운데 55명과 62명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이들 두 학교는 영암읍을 제외한 영암 관내 중학생은 물론이고, 관외 지역 신입생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올해보다도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두 학교는 신입생 모집에 있어 특성화고에 진학해야할 학생들이나 관외 지역 학생들까지 찾아 나서야 할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나서 유치할 경우 학습 부적응으로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를 저해하는 현상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우승희 의원은 “거꾸로 관외 지역에서 교과 내신의 이해득실을 고려해 영암지역 일반고를 지원하는 경우가 있고, 성적이 우수한 관외 지역 학생이 지원할 경우 영암지역 학생들이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되지만 학습 분위기를 자극하는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영암의 교육경쟁력을 위해서는 우리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관내 고교에 진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영암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이 관외 고교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우 의원은 “성적 상위 학생들의 경우 모든 교과에서 1,2등급의 내신 성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한 학년 6학급 이상의 적정규모 학교 지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평가 대상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한 교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 상위권의 종합 내신 성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부모들 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교과프로그램이 학교 주도로 제대로 준비되어 있고, 학생들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완비되어 있는 학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 의원의 설명이다.
우 의원은 또 “학생들은 남녀 학생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와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는 남녀공학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미래 교육은 학생들의 정신적 성장과 교육적 효과를 고려할 때 남녀 공학으로 이뤄지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영암 중·고의 남녀 공학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이밖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관외 고교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적정 규모의 학교에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학습할 수 있고, 학교시설이 잘 되어 있고, 우수한 교원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영암고나 영암여고처럼 학생 수의 감소는 학급 수 감축으로 이어지고, 학급 감축은 교사 정원의 감축으로 연결된다. 또 교사 정원 감축은 선택 교과의 감소 내지 전공 불일치 교과과정 발생을 필연적인 일로 만들며, 결국 이는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을 제한하고,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의 진학에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할 과목의 부재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 규모의 부적정은 수능에서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 활용되는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다양한 교과 연계 활동의 부족을 초래해 학생들의 진학만족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 의원은 또 “한 학년 60명이면 2,3학년은 과목별로 20여명 내외 학생이 수강하게 되어 1등급 1명, 2등급 1명 등으로 심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면서, “평가 대상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한 교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 상위 종합 내신 성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 상위권 대학 또는 의학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내신 성적에 대한 부담감, 정신적 스트레스가 학교생활의 불만족으로 연결되어 자칫 상위권 학생의 자퇴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첨부파일 : 학교통폐합(표).hwp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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