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으로 들어서는 나를 보고 힘없이 일어서신다
빈 콩대 묶음 한 다발이 온몸을 비틀며 따라 일어서는 것만 같다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들려오는 듯
작은 바람에도 스러져 그만 부러질 것만 같은 아버지
"인쟈 오냐"
종일 말벗이 없으셨는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셨는지
작은 음성은 그마저도 갈라지고 힘이 없다
반갑게 손 흔들며 맞아주시던 때가 언제이던가
사그러드는 촛불 하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다
곧 꺼져버릴 것만 같은
아, 아버지…
그 모습으로라도 살아만 계신다면…
봉성희
영암문협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장 역임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