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갑사, 수행과 포교의 중심 도량으로 만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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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갑사, 수행과 포교의 중심 도량으로 만들터"

월출산 도갑사 주지 수관스님 취임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월출산 도갑사 수관 주지스님 취임식이 지난 6월21일 도갑사 대웅보전에서 열렸다.
'코로나19'사태를 감안해 초하루 법회와 함께 간소하게 열린 이날 취임식에는 배용태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우승희 전남도의원을 비롯한 도갑사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 주지스님의 취임을 축하했다.
수관 주지스님은 취임사를 통해 "도갑사가 출가도량이고, 수미왕사께서 중흥조이지만 현대에는 무생 월우스님께서 대웅보전과 각 전각들을 지으셨으니 현 시대의 중흥조시라고 생각한다"면서, "주지라는 소임은 머물고 지킨다라는 뜻인바, 주지소임의 사명은 마치 운수납자의 길처럼 인연 따라 머문 이 도갑사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여러 스님과 화합하고 신도들과는 소통하겠다"며, "무엇보다 영암군민들과 도갑사에 오시는 여러 인연 있는 분들께 좋은 기운을 전하고, 뜻깊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관 주지스님은 이어 "도갑사의 상견성암과 미륵전, 동암과 대웅보전에서 정진하는 스님들이 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외호를 다하고, 템플스테이를 활성화해 도갑사가 최소 전남에서 미황사 버금가는 템플스테이 성지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수관 주지스님은 특히 "도갑사를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관광사찰에서 벗어나, 군민과 불자, 그리고 인연 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수행과 포교의 중심도량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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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산 도갑사 수관 주지스님 취임사(全文)
다들 반갑습니다.
이번에 도갑사 주지로 취임한 수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힘든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불자님들이 이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먼저 이 자리에 안 계시지만 지금까지 저를 격려해주신 대흥사 조실 상월보선 원로의원 큰스님과 대흥사 회주이신 무생 월우스님 그리고 대흥사 주지이신 성해 법상스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상견성암 명원스님과 미륵전 선관스님 그리고 동암 금현스님, 도갑사 부주지 혜근스님과 불교대학 교수사 성만스님,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귀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는 20대 어느날 문득 출가의 마음이 일어나 서울 조계사에 갔습니다. 마침 어느 거사님을 만났는데 영암 월출산 도갑사에 인연이 있는 듯하니 그곳에 가서 출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해서 1998년1월 도갑사로 왔습니다.
당시 도갑사는 유물발굴작업과 조사로 방사도 없고 주지스님이셨던 범각스님께서 처음 출가한 행자는 큰절에서 출가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대흥사 재무스님 월우스님을 찾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다음날 대흥사로 출발하였습니다.
마침 월우스님께서 저를 기특하게 여기시어 행자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수관이라는 법명도 손수 내려주시어 맏상좌가 되었습니다.
원래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였고 출가 후에도 강원에 다니며 경학 등을 공부하려 하였으나 대흥사에 오신 어느 스님이 말씀하시길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계속 손가락만 보면 되겠는가? 출가하였으면 바로 견성성불 하는 화두참구를 하여 부처가 되는 길을 가는 것이 마땅하다."
이 말씀을 듣고 홀연히 신심이 일어 은사스님께 선방에 가서 참선공부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은사스님은 제 나이가 어린 것을 보고 동국대나 승가대 그리고 강원에 다니며 사교입선을 하라고 하였지만 저는 부처의 길이 바로 앞에 있다고 느끼며 선방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선방에 간다고 해도 경전은 해제철에 스님들과 모여 공부할 수 있다는 말로 설득하여 겨우 은사스님께 승낙을 받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신 어른 스님 중 한 분이 저에게 먼저 경전을 배우지 왜 선방부터 가려고 하느냐고 하시기에
"스님, 저는 생사가 코앞에 닥쳐서 바쁩니다"라고 답하여 그 어른 스님을 당황케 하였습니다.
선방에 다니며 불.보살님의 말씀이 하나도 거짓이 없는 것을 느끼며 이 생이 다하도록 좌복 위에서 떠나지 않고 정진하겠다고 불보살님들께 서원하였지만, 업장이 두터웠는지 장애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은사스님께서 도갑사로 부르셔서 총무소임을 살았고, 또한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7년 동안 기도와 상담국장 소임을 살았습니다.
이후 은사이신 무생당 월우스님께서 해남 대흥사 주지로 계시던 중 재무소임을 맡기셔서 2년간 재무로 있다가 여기 도갑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도갑사가 제 출가도량이고 또한 수미왕사께서 중흥조이지만 현대에는 무생 월우스님께서 대웅보전과 각 전각들을 지으셨으니 현 시대의 중흥조시라고 생각합니다.
주지라는 소임은 머물고 지킨다라는 뜻인바, 저의 주지소임의 사명은 마치 운수납자의 길처럼 인연 따라 머문 이 도갑사에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여러 스님과 화합하고 신도님들과는 소통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영암군민들과 도갑사에 오시는 여러 인연 있는 분들께 좋은 기운을 전하고, 뜻깊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지라는 소임은 불보살님의 가피가 있어야 하고, 나라의 관직을 맡고 계신 분들과 좋은 인연이 있어야 하며, 신도님들의 도움과 이 도량에 머무는 스님들이 화합해야 합니다. 또한 토지신장님들이 외호를 잘해주어야 하는데, 외람되지만 저는 이 모든 것을 조금은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여기 계신 분들이 저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지로 살면서 이 도갑사를 수행과 포교의 중심 도량으로 만들겠습니다.
첫 번째는 도갑사의 상견성암과 미륵전 그리고 동암과 대웅보전에서 정진하시는 스님들이 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외호를 다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템플스테이를 활성화하겠습니다.
2000년대 전후로 템플스테이의 성지는 해남 대흥사였습니다.
그 당시 수련원장이셨던 법인스님과 한북스님 그리고 금강스님께서는 함께 '대흥사 새벽 숲길'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셨습니다.
그때 '새벽숲길' 템플스테이를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2달 내지 3달은 대기해야 했을 정도로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몇 년 후 법인스님은 총무원 교육부장과 자신의 수행길로 가셨고, 금강스님은 미황사 주지로 가셔서 현재 미황사 템플스테이를 전국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사찰로 만드셨습니다.
저는 그때 그 모든 것을 보고 지금 여기 도갑사도 최소 전남에서 미황사 버금가는 템플스테이 성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 도갑사는 모든 자원을 갖췄습니다.
먼저 국립공원인 소금강 월출산과 국보사찰인 도갑사의 아름다운 경내 그리고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러 오는 분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현대적인 방사를 두루 갖췄습니다.
도갑사는 나주와 광주, 목포를 1시간 거리에 두고 있으며, 전국 어느 곳에서든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이처럼 저는 도갑사를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관광사찰에서 벗어나, 군민과 불자, 그리고 인연 있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는 수행과 포교의 중심도량으로 만들겠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고단하신데도 도갑사 주지 취임식에 참여해주신 여러 내외 귀빈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취임사를 마치겠습니다.
불기 2564년 6월 21일 수관 두손 모읍니다. 성불하십시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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