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갑선 영암여고 교사 |
최근 통합 관련 질문에서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왜 학교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쟁력 강화나 인성 교육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내신 성적 잘 관리하고 좋은 수능 성적 받아서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한 학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왠지 인성교육은 도외시한 성적 위주의 무한 경쟁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비칠 것 같아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 통합 논의의 본질은 영암지역 고등학교가 인접 명문 사학에 버금가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성적 관리 잘하고 수능 성적 높여서 원하는 대학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할 때 믿고 보낼 만한 고등학교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통합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인접 지역 명문 사학으로 보내고 싶어도 중학교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해서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있는 상황입니다. 남녀 공학이 인성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멀리 있는 사학으로 보내지 않고 가까운 인접 고등학교로 보내도 될 것입니다. 광주 인근에 있는 사학으로 보내는 이유는 결국 대학 입시 성적이 좋은 학교이기 때문에 보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입시만 생각하는 그런 학교로의 통합을 논의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통합 논의의 본질을 솔직하게 짚고 넘어 가자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왜 공립이 사립으로 통합되어야 하느냐, ‘그런 전례는 없다’라고도 말합니다. 거점고 육성 정책도 처음 시도한 학교 통폐합 정책이었고, 공영형 사립학교 선정도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것입니다. 어떤 정책이 전례가 있어야만 한다면 어떠한 정책도 시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정책이든 처음에는 가지 않는 길을 가게 마련입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립을 사립으로 통합하여 운영하는 전례를 남기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암 교육 발전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난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의 가능성은 높다고 봅니다. 어느 정책이든 찬반 논의는 있기 마련입니다. 진정한 영암 교육의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신다면 영암에 공립학교 3개가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공립과 사립의 경쟁이 영암 교육 발전을 위해서 더 낫지 않을까요?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