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년, '영암군 청년창업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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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1년, '영암군 청년창업몰' 가보니…

10개 점포 중 6곳이 "재계약 않겠다"…1년 만에 존폐위기

군, 청년창업몰 개장 후 입주업체 관리 '나 몰라라' 사이 불 꺼진 점포 늘어

입지접근성 떨어지는데다 부실공사로 비 오면 물이 새고 간판 불은 고장방치

지난해 7월15일 개장한 '영암군 청년창업몰'이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 개장한지 1년만이다.
청년창업몰은 영암군이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기반시설 및 공용공간을 조성, 창업의지가 있는 청년들을 입주시켜 취업난을 덜어주고 동시에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영암5일시장 내에 문을 열었으나, 총체적인 관리부실에다 입주업체들의 전문성 부족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청년창업몰은 국비 3억원과 군비 5억8천만원 등 8억8천만원이 투입되어 지난 2018년 2월 착공해 지난해 6월 완공됐다. 연면적 298㎡ 규모로 신축된 창업점포는 모두 10실로, 음료·음식점 등 요식업이 5실이고, 1인 창업공방이 5실이다. 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용공간과 '청년일자리 북 카페'도 갖췄다. '청년일자리 북 카페'에는 직업상담사가 상주해 지역의 구직자들에게 직업상담 및 취업준비 컨설팅, 일자리 정보를 제공 하는 등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영암5일시장 내 유휴공간에 조성된 청년창업몰은 낙후된 상권으로 인해 애초부터 고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입주 청년상인 대부분이 창업경험이 없는 초년생들로 전문성과 역량이 부족한 상태였고, 선정된 사업 아이템이 매우 단순하며, 심지어 '안 되면 말고'식의 운영 등의 문제로 인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그나마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입주점포마저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청년몰에서 베니스 수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이훈 대표는 "무엇보다 청년창업몰 운영의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 감독해야 할 영암군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청년몰 운영사업인 만큼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가게 문을 열지 않은 업주들에게는 이유를 묻고,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해 가게 문이 늘 열려 있도록 관리가 필요한데 방치하다보니 불이 꺼진 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그 결과 '청년몰이 망했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라면서, "입주점포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올해는 후속지원으로 인건비 지원도 해주는데 입주업체 대표는 나오지도 않은 채 자리만 지키는 직원만 앉아있는 점포가 있는데도 영암군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오는 8월1일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잘라말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 대표는 "창업몰 부실공사로 비가 오면 물이 새고, 간판 불이 고장난지 3개월이 지나도록 불은 들어오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 "영암으로 주소지 이전을 약속했던 입주업체 대표들이 주소지 이전을 하지 않고 군비 지원을 받고 있는데도 방관하고 있다"며 영암군의 행정행태를 꼬집었다.
특히 창업몰 입주업체 가운데는 이 대표 뿐만 아니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표명한 점포가 10개 점포 중 베니스, 달보따리(무화과, 음료), 덴쇼카레(일본식카레), 고양이풀빵(빵, 아이스크림), 노리노리(코딩교육), 파티오(영암감성소품점) 등 6개소에 이르고 있어 청년창업몰이 존폐위기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년창업몰은 전남도가 시행한 사업으로 입주업체와의 근무시간 관계 등 세부적인 내용이 계약조건에 빠져있다"면서, "지난해 처음 시도된 사업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지원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업몰 입주업체들은 "청년창업몰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사후관리와 함께, 창업을 시작하기 전 단계인 컨설팅 구상과 기술지도, 영업마케팅지도 등 다양한 실무교육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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