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만 가시던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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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만 가시던 그 곳

치마폭을 부여잡다가
두 발 동동 구르다가
살아서는 다시 못 볼 량으로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울고 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서쪽 하늘에 저무는 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데
지시락 밑에 그림자 드리울 때까지
가차 없이 떠나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해질녘에 돌아오신 어머니의 장바구니에
일그러져 범벅이 된 풀빵 몇 개와
아메사탕 몇 알에
아이의 눈물과 기다림은 끝이 났습니다.

언젠가는
어머니만 가시던 그 곳
오일장에 꼭 가보고야 말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박춘임
'문학춘추' 시로 등단
전남시문학상 등 수상
시집 '나이테를 그으며' 등 다수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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