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남 1960년 영암 출생 세한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 한국소상공인컨설팅 부회장 한국산학협동연구원 부원장 전라남도문화재위원회 위원 전라남도청년창업몰 심의 및 자문교수 |
남보다 강한 성격이나 힘으로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일은 비단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동서고금 인간사에 가시줄기처럼 잠복해있는 일종의 갑질이다.
금번 사태가 공분을 사는 것은 선량한 학생, 평범한 성인들이 같은 형태의 폭력에 노출되거나 고통을 당해본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항하기에는 힘이 없고, 지나고 나면 거론하기도 지리멸렬한 억울함들 말이다.
요즘 거론되는 몇 사람은 성장기의 비뚤어진 인성을 수정하지 않은 채 어른이 된 후에도 유사한 형태의 폭력을 행사해왔다는 점에서 대중의 타기를 받는 것 같다. 당사자들 뿐 아니다. 이들을 교육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자들이 약한 동료에게 행하는 저들의 행동을 보면서도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중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내 형은 고등학교 시절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소위 일진인 급우가 갑자기 의자를 들어 힘껏 머리를 내리친 일이었다. 형은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실려갔다. 평소 유순한 형이라 다툼도 싸움도 없었는데, 그 학생 말인즉 마음에 안 들어서 내리쳤다는 말이었다.
형은 다행히 큰 탈 없이 회복되었지만, 형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그 후유증인가 해서 걱정이 되고,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하지도 못한 채 분한 마음만 되새기곤 했다.
성장기에 힘없이 당한 폭력은 자신의 무력감에 대한 수치스러움, 내몰림에 대한 공포가 평생 트라우마가 되어 개인의 삶과 사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야만적인 자기 과시나 장난이라는 미명으로 행해지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구김살 없어야 할 한 학생이 비루한 눈빛을 갖게 되고, 쭈뼛거리는 태도를 몸에 익히게 된다는 것은 분노할 일이다.
성인들이라 할지라도 부적절한 힘으로 무릎 꿇리는 억압과 폭력은 크나큰 상처가 된다. 이런 기회에 함께 각성하고 살펴보고 돌이킬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오늘 대중이 든 회초리는 어느 시기부턴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약육강식 형태의 잘못들을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지적하고 고치려는 움직임이다.
잘못한 이들에게 속죄할 기회와 책임감을 부여하여 사회 질서를 분명히 세우려는 집단지성이겠다.
이러한 성숙한 사회 인식은 힘없는 사람들을 구해냄과 동시에 '스스로 강하다고 착각한 그들' 도 구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한때 잘못된 행동을 한 것 때문에 다시는 세상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당장은 쉽고 길게 보면 사회적 손실이다. 그들을 죗값만큼의 수렁으로 던지고 돌아서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스포츠계이건 연예계이건 그들을 손잡아 이끌어줄 선배나 어른이 있기를 바란다. 사람 고쳐서 못 쓴다는 옛말도 있지만, 큰 과오 후에 고쳐지고 다듬어지는 사람들을 우리는 보아왔다.
준열히 꾸짖고 책임지게 한 후, 그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기회를 부여해주기를 바란다.
잘못된 행위의 대한 속죄의 책임은 다하되,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회.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건강한 사회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