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천수 영암군의회원(경제건설위원장) |
물론 전통시장의 성패를 시장의 매출액이나 손님들의 숫자 등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전통시장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법이 아니다. 선진국 전통시장을 보면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가 존재한다. 뉴욕의 차이나타운과 일본의 우에노(上野)·센소지(淺草寺) 시장 등에는 외국인이 너무 많아 불편할 정도이다. 미국의 경우 1993년 상권개선구역(Business improvement Distrixt Bid)을 설정하고 뉴욕 패션지구(Garment District)를 만들어 뉴욕을 2005년 이후 세계적인 봉제 및 패션의 중심으로 만들었고,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정부에서 10여 년 전부터도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삼호읍은 거주인구가 2만4천여명에 달하는 영암군에서 가장 큰 지역이다. 영암군에 거주하는 외국인 6천154명(2019년 기준) 중 다문화가구 구성원이 2천521명이고 이들의 상당수도 삼호읍에 거주한다. 그런데도 삼호읍의 특징을 내세운 전통시장이 없다 보니 삼호읍민과 외국인들은 목포 동부시장이나 남악 대형할인점 등으로 가서 옷을 사고 먹을 것을 구한다. 영암이 가진 우수한 고객을 목포와 남악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삼호읍에 전통시장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주민들이 요구해온 그런 단순한 전통시장이 아니라, 무화과를 비롯한 풍부한 농특산물을 기반으로 한 삼호읍만의 도시형 전통시장, 외국인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행정에서부터 시장을 담당하는 부서에만 맡기지 말고, 도시계획 전문가와 교통전문가, 전통시장 전문가와 문화관광 담당자가 밑그림을 그리고 삼호읍민과 외국인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여 삼호읍만의 특화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집권 초기 국가 균형 발전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 하겠다. 더 늦기 전에 삼호읍만 아니라 영암 전체의 원도심과 시장, 그리고 상인과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특화시장 조성에 지혜를 모아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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