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지역 일선 학교에서도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의 심화와 비대면 학교생활로 인한 소외계층 및 사각지대 발생 등 학습소외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어 영암교육지원청이 대책 논의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영암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4일 중학교 학교장 긴급 온라인 협의회를 개최하고,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한 일선 학교의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중학교장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이날 영상회의에서 사례발표에 나선 미암중 이길훈 교장은 기초·기본학력 향상 방안으로 마을과 소통하며 작은 학교의 소수 학생들이 방과 후에 학습을 진행함으로써, 학교는 낮에 가르치고 방과 후에는 마을이 책임지는 교육과정을 소개했다.
다른 학교들도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암중의 경우 외부강사를 초빙한 기초학력반을 운영하고 있고, 신북중은 학력소외를 막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림중은 지역사회 및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아 학력부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삼호중은 다문화 학생이 많아 1:1 개별지도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며, 도포중은 전체 학생을 이원화해 기초미달학생과 경계선 학생은 교사가 1:1로 지도하고, 나머지 학생은 외부강사를 활용해 영어와 수학 기본학력지도에 나서는 등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학교장들은 이에 따른 예산지원 필요성을 지적하고, 외부인력을 활용하는데 따른 문제점에 대한 보완대책, 교사들의 부담 가중에 따른 대책 마련 등을 교육지원청에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기초·기본학력 문제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는 교육격차 및 학습결손을 낳고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남도교육청이 최근 도내 초등학교 3∼6학년 2만9천여명과 중학교 1∼3학년 8천700여명을 대상으로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생 230여명, 중학생 60명이 각각 부진 학생으로 판단됐다. 반면 영암지역의 경우 초등학교의 경우 1∼2%, 중학교의 경우 1명이 부진 학생으로 판단돼,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암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영암교육의 첫 번째 역점과제로 '함께 성장하는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선정하고, 지난해에 이어 1:1매칭지도, 교원역량 강화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의당 전남도당(위원장 이보라미 전남도의원)은 최근 성명을 내고 “코로나 원격수업으로 1년이 넘도록 예전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 ‘코로나 세대’라고 걱정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학업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신체건강, 교우관계 등을 종합적인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코로나로 변화된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확대되고 있는 교육격차와 심화하는 학습결손에 대한 실태파악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격차’는 중위권은 감소하고 상위권과 하위권은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을 말하고, ‘학습결손’은 상위권과 중위권은 감소하고 하위권은 증가하는 전반적인 학력 저하 현상을 말한다.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에 따른 교육격차를 실증분석한 기관은 서울교육청, 부산교육청, 인천교육청, 경남교육청 등 4곳으로 이들 모두 심각한 교육격차와 학습결손이 확인됐다.
이보라미 의원은 이에 따라 아직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전남도교육청도 하루속히 실태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