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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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홍 시인

한국대표서정시 100인선 詩集 '내 마음의 부싯돌' 발간

서정성 짙은 작품 80여편 수록…"시의 자갈길 뚜벅뚜벅 걸어갈 것" 다짐

'굵고 까칠한 왼손 / 엄지와 검지 손끝 사이 / 작은 부싯돌 퉁겨내서 / 아버지 온 집안에 집불 지폈었네 / 그 불씨 한 톨 / 내 가슴속 불못으로 꽝꽝 박혀 / 삶의 계곡 굽이굽이 / 비바람 호되게 몰아칠 때 / 젖은 내 마음의 심지에 / 몇 번이고 / 불꽃을 당겨 주었네 / 홀로 가야만 하는 외진 길목 / 어둠의 깊은 늪에 실족해 / 수 십길 바닥 밑으로 미끄러져 내릴 때도 / 내 눈에 / 불노을 일으켜 주었네 / 시간에 타버린 재가 쌓여 가도 / 영혼에 불붙이는 꽃불 씨톨로 / 숨쉬고 있네'(내 마음의 부싯돌)
서호면 출생 전석홍 시인(전 전남도지사)이 최근 '시선사'의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 시집 「내 마음의 부싯돌」(시선사刊 값1만원)을 발간했다.
'현대문예'(2004년)와 '시와 시학'(2006년)으로 등단한 시인은 첫 시집 「담쟁이 넝쿨의 노래」에 이어,「자운영 논둑길을 걸으며」, 「내 이름과 수작을 걸다」,「시간 고속열차를 타고」, 「괜찮다 괜찮아」, 「원점에 서서」, 「상수리나무 교실」 등의 시집을 연이어 펴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한국 대표 서정시집인 「내 마음의 부싯돌」은 이들 7편의 시집에 수록된 시 가운데 서정성이 짙은 작품 80여편을 추려담았다.
전 시인은 시집의 끝에 덧붙인 '나의 삶, 나의 문학'이라는 제하의 시인의 산문(散文)에서 "2004년 3월 29일에야 정치활동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었다. 쓰고 다닌 색안경을 벗어버린 기분이었다. 산과 들이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치 외지로만 헤매다가 본향에 돌아온 듯 편안함을 느꼈다. 너무 늦었기에 삶의 원점에 서서 열심히 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졌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전 시인은 "시는 이제 내 생활 자체다. 삶의 한 길목에서 숙명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시로 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설령 시가 내 마음에 흡족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가훈을 되새기면서 뚜벅뚜벅 시의 자갈길을 걸어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을 기획한 시선사는 "한국의 현대시는 독자와의 소통에서 벗어나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시인만 남아 있고 독자는 멀어져간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는 좋은 작품을 향유하고 감상해야 할 문학의 기능적 측면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바로잡고 시인과 독자와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한국 대표 서정시 100인선을 기획했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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