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영암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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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영암을 위해

맹자는 독서의 정의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일’이라고 했다. 주자는 ‘도리란 이미 자기 자신 속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니 밖에서 첨가될 수 밖에 없다’라고 한다.
그래서 독서의 길은 자기 속에 이미 있었으나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이라 한다.
주자는 당시 유학자들이 지향하는 학문이 위인지학(爲人之學), 즉 다른 사람에게 내 보이기 위한 학문을 한다고 비판하며 참된 학문이란 위기지학(爲己之學), 즉 자신의 도덕적 함양을 위한 학문이라 말하며, 학문의 겉 모습만 꾸밀 뿐 내적인 자아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공자는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라고 말한다. 주자는 책을 읽기 전에 마음을 안정시켜서 고요한 물과 밝은 거울처럼 만들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요히 앉아 공부, 즉 정좌(靜坐)를 권했다. 하루 중 반나절은 정좌를 하고 반나절은 독서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주자는 ‘연구하려면 궁리해야 하고 궁리하려면 독서하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지독한 독서가 2명을 저술가 이덕일씨의 글을 빌어 소개해본다.
스스로 ‘책 읽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전(看書痴傳)’을 지었던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는 ‘사소절(士小節)’에서 자제들의 독서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는 ‘천하고 속되며 음란하여 정상 법도를 벗어난 책’을 읽혀서는 안 된다‘면서 “정신이 왕성할 때 잡란(雜亂)한 것이 들어가면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책을 낭독할 때는 ‘더듬으며(澁) 읽는 것이나 미끈하게(滑) 읽는 것’ 모두 잘못이라면서 ‘온아하고 상세하고 원만하고 밝게(溫詳圓明)’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철인(哲人)군주 정조도 독서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자신의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그는 “책을 읽을 때는 구두(句讀)를 잘 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면 주자(朱子)의 글은 구두를 길게 떼어야 하고, 반고(班固)의 글은 짧게 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희(朱熹)의 저서 같은 경서(經書)는 보다 천천히, 반고의 ‘한서(漢書)’ 같은 역사서는 보다 빨리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은 모두 바른 자세 독서법을 강조한다. 정조는 “책은 책상 위에 반듯이 올려놓고 바른 자세로 읽어야 하는데, 게으른 습성 때문에 비스듬히 누워서 보기를 좋아한다”고 비판했고, 이덕무도 “독송(讀誦)할 때 부채를 만지작거리거나 가려운 데를 긁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기적인 독서를 강조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헛되이 읽기만 하는 것은 하루에 천 번 백 번 읽더라도 오히려 읽지 않은 것과 같다”며 올바른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프랑스 문학가 로맹 롤랑은 “자신이 개성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 하루 반시간 만이라도 무엇인가 사색하고 독서하며, 자신과의 토론을 계속하도록 노력하라”고 사고 확장의 힘을 강조했다.
이렇게 책읽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요즈음 영암군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펼치고 있는 ‘공직자 도서기증 운동’은 매우 시기 적절한 캠페인으로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암군은 지난달 말일 무자년 새해를 맞아 700여명의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도서기증 운동을 벌인 결과 3천여 권의 책을 모아 영암도서관에 기증했다는 것이다.
독서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독서 생활화를 위해 김일태 영암군수를 비롯한 전 공직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뤄진 이번 운동은 큰 진작제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자들이 바로 ‘목민심서’를 읽은후 실천하는 운동으로 결실을 본 이번 기증에 전군민이 동참하여 독서운동 확산에 나설때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영암군 관계자 말처럼 공직자로부터 촉발된 도서기증 운동이 자발적인 군민운동으로 확대해 아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아름다운 분위기가 확산조성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주관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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