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천 영암군의원(정의당) |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계신 강찬원 의장님과 동료의원님, 전동평 군수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군서 학산 서호 미암 지역구 김기천 의원입니다.
폭염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무엇보다 올해도 우리는 감염의 불안과 생계위협, 관계의 단절이란 조바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연명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난한 싸움일줄 알았으면 진작에 더 촘촘하고 더 단호하고 더 단단하게 이 코로나세상을 살아가는 방편을 설계했을 것입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여러분, 보건과 안전 돌봄과 환경, 배달전선을 지켜내고 있는 필수노동자 여러분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존경하는 강찬원 의장님과 의원님,
전동평 군수님과 집행부 공직자 여러분,
간곡하게 호소드릴 말씀이 있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 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6677억에 달하는 제2회 추경안을 심의·의결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추경예산을 분석하고 질의하면서 평범한 군민 위에 군림하면서 특혜를 떡주무르듯 하는 특권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목도하였습니다. 특권예산, 특혜예산, 특정인예산은 예산서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영암민속씨름단을 한번 보십시오. 보릿고개, 그것도 전례가 없던 코로나 보릿고개를 겪어내느라 평민들은 허리띠를 동여매고 삽니다. 횡포에 가까운 공권력의 통제조차 이를 악물고 감내해오고 있습니다. 그런 평민에게 씨름단은 크나큰 위화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군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올해 선수단 연봉 인상액만 9천500만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5억이 넘는 상금잔치를 벌인 터인데 말입니다. 최소한 코로나 집단면역 생성 때까지만이라도 연봉동결에 나설 순 없었을까요? 군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솔선을 기대하는 건 순진하고 무리한 소망일까요?
현대삼호중공업은 또 어떻습니까? 150억이 훨씬 넘게 들어갈 대형 주차장 건립이 누가 보더라도 회사 주차장 용도가 명확한데 기부채납을 빌미로 법에도 없는 3가지 요구까지 보태고 있습니다. 씨름단에 이어 한마음회관 운영을 떠넘기더니 이제는 회사주차장까지 떠밉니다. 이게 대기업이 할 짓입니까? 협력업체 하청업체 목을 비트는 것도 모자라 군민 주머니까지 털겠다는 심보아니고 무엇입니까? 영리가 목적인 기업활동 때문에 발생한 교통혼잡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원인자가 책임지는 게 상도덕이고 기업윤리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최소한의 책무조차 하지 않는 대기업에 막대한 선물보따리를 덥석 안기는 진짜 속내가 궁금해집니다. 또한 군정철학이 얼마나 빈곤한지 통탄스럽습니다.
한국트로트센터와 마한 관련 예산은 목적이 의심스럽습니다. 사업역량과 주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매년 요구하는 예산에서 특정인의 입김을 강하게 느끼는 건 제가 예민한 탓일까요?
보조금예산은 또 어떻습니까? 형편으로 보나 영농규모로 보나 보조금 대신 나눔을 실천해야 할 자들이 군민세금을 제 곳간 열 듯 빼먹으려 혈안입니다.
이 특권예산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손실보상의 길을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이 특혜예산이 필수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빼앗고 있는 것입니다. 이 특정인예산이 동해와 냉해, 조류독감, 집중호우로 신음하는 농민들의 재기와 회생할 기회를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이 뿐이겠습니까? 인허가 절차를 하이패스 하는 자들, 부실 하자투성이 공사를 하고서도 오히려 큰소리치는 업자들, 유력자를 앞세워 코로나 난리통에 공포마케팅으로 방역물품을 팔아 호황을 누리는 자들, 관청주변을 어슬렁거리다 후배공무원을 괴롭혀가며 이권을 중개하는 전직 고위 공무원들 때문에 예산은 비틀어지고 세금은 도둑맞고 민생은 그늘막 하나 없는 폭염천지에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동평 군수님과 공직자 여러분께 요구합니다. 각성하십시오. 씨름단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주십시오. 현대삼호중공업같은 대기업이 지역민에 봉사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도록 나서 주십시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주고 받기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까지 대기업 뒷바라지하느라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것입니까?
눈앞에 4차 대유행이 닥쳐옵니다. 지난 해처럼 특정계층에 피해가 집중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과 예산계획을 수립해 주십시오. 이미 한계에 와버린 보건 돌봄 안전 환경 배달 노동자가 좀더 나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해 주십시오. 농민들이 다시 농토로 돌아가 씨앗을 뿌리며 재기전에 나서도록 응원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가재와 메기, 미꾸라지와 붕어가 오순도순 이웃하며 살아가는 영암공동체를 다시 꿈꾸게 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제가 평소 즐겨 외우는 성서의 한 구절로 제 발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여러분의 영혼이 잘됨 같이 범사가 잘 되고 강건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16일 제284회 임시회 5분 발언)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