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이하인 '영암 쌀 산업 발전 연구용역'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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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하인 '영암 쌀 산업 발전 연구용역' 결과

'영암 쌀 산업 발전방안 연구용역'의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생산 분야에서는 '적지적작(適地適作)으로 전국 최고급 쌀 생산', 유통 분야에서는 '신 유통시대를 대비한 체계적 준비', 가공 분야에서는 '쌀과 지역특산물을 결합한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다. 또 추진해야 할 과제로 영암 쌀 산업 발전 민간기구 구성, 중·소농 위주의 프리미엄 쌀 생산단지 조성, 벼 매입가격 결정방법 개선, 축산퇴비 자원화, 마을창고 개조, 거버넌스 구축, 지속적인 연구용역 진행, 품종보급 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생산, 가공, 유통 등 전 분야에 걸쳐 영암 쌀 산업의 현황 및 문제점을 진단하고, 소비 위축 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고품질 영암 쌀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추진됐다. 연구용역을 맡은 ㈜오르빌은 지난해 11월 연구에 착수한 이래 농민회 등 관련 단체와 워크숍 또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설문조사와 현장조사, 중간보고회 등을 거쳐 최종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최종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리 훑어보아도 영암 쌀 산업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선뜻 감이 잡히질 않는다. 단적으로 영암 쌀 산업 발전을 위한 '생산'분야의 대책이 '적지적작(適地適作)'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거창한 지적인 듯 보이나 어떤 작물을 그 작물이 자라기에 알맞은 땅에 심고 가꾼다는 뜻에 불과하다. 땅을 일구는 농민이면 당연한 일이다. 이 정도의 결론을 최종보고서에 담을 수 있는지 참 답답하다. '유통'분야는 브랜드 관리전담 RPC 운영을 통해 프리미엄급 브랜드 쌀 생산을 위한 단지 선정 및 조성이 필요하고, '가공'분야는 쌀 가공 전문 인력의 육성 및 쌀 막걸리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막대한 군민 혈세를 들인 연구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인지 의아스럽다.
이런 식의 용역보고서라면 농업직 공직자 몇 명에게 맡겨도 될 일이다. 더구나 지금 영암 쌀 산업은 대표브랜드인 달마지쌀골드가 2021년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큰 위기에 봉착해있다. 생산 및 유통 현장에서는 영암 쌀 산업이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꾼다는 각오로 철저한 품질관리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앞 다퉈 추진하고 있는 대책들을 모아놓은 수준에 불과한 용역보고서로 어떻게 지금의 위기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더구나 이런 수준의 용역을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예산이 소모되고 있는지 답답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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