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발생은 비단 이번 추석뿐만 아니라 해마다 명절 전후로 거의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니 영암군 상수도 행정의 고질병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더욱 답답한 것은 수돗물 적수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도 주민들의 고통은 해마다 되풀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286회 임시회에서 김기천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제시한 몇 가지 대안은 이런 상황에서 혜안이다. 김 의원은 상수도의 역사에서부터 영암군 수돗물의 건강상태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을 토대로, "영암군은 수돗물도 예산도 줄줄 새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불안해서 살 수 없다, 손님 초대하기가 겁이 난다"고 말하는 지역민들의 탄식과 분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 훈령을 적용할 경우 영암 관내 모든 관이 교체 또는 갱생이 필요한 노후 관이다. 땜질처방은 한마디로 전략부재였음이다.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 예산 확보, 과학적 유지관리 방안 없이 적수가 터지면 땜질하기에 급급한 결과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붉은 수돗물이었던 것이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먼저 적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철저한 피해구제책을 만들고, 정기적인 관로 세척으로 오염발생 요인을 줄여야 하며, 수도꼭지까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위한 조례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필요한 예산을 위해 상수도 균형발전기금 설치도 제안했다. 아울러 주민들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수돗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일 매주 매월 매분기별로 수질을 측정해 지역신문 등에 공개할 것도 주문했다. 물 문제는 다름 아닌 생존의 문제다. 더 이상 땜질처방만 할 일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