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과 전남관광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 마한역사문회연구회가 주최하고 마한역사문화연구회가 주관한 이날 국제학술세미나에서는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마한 문화의 세계유산전략과 과제’ 기조발표에 이어 ▲이배용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장의 ‘마한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치와 절차’, ▲유인학 마한역사문화연구회장의 ‘마한 역사문화 연구와 과제’, ▲박남수 전 국사편찬위원의 ‘마한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의 등재와 영암’, ▲텐예(田野) 요령사범대 교수의 ‘요지 지역 선사시기 옹관묘 유적에 대하여’, ▲조진선 전남대 교수의 ‘마한으로의 출발, 청동기-초기 철기시대 영암지역의 사회 정치 변동’, ▲이범기 전남문화재연구소장의 ‘영암 내동리 쌍무덤 조사 성과와 국가사적지로서 가치’, ▲야마다 후미토 경북대 연구원의 ‘영산강 유역과 일본 큐슈 북부지역의 옹관묘 문화와 그 관련성 ? 영암군 소재 옹관묘를 중심으로’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으며,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오는 29일에는 영암문화원 강당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영암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국제학술세미나의 주요 주제발표 내용을 간추렸다.<편집자註>
마한문화의 ‘OUV’에 대한 연구와 토론 필요
■ 마한 문화의 세계유산전략과 과제 =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마한 문화의 세계유산전략과 과제’라는 기조 발표에서 “마한문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은 가야문화에 이어 이뤄질 것이므로 그 학습효과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마한문화가 어느 점에서 세계유산이 지향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 국경을 초월할 만큼 독보적이고 현재와 미래 세대의 전 인류에게 공통으로 중요한 문화 및 자연의 가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하고, 전략의 핵심은 그 가치가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례를 보기 드문 가장 대표적인 문화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표성을 갖는 유적들을 선정하고, 그 보존상태가 적합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전 관장은 이어 “대형옹관묘의 제작기술이나 장제 등은 세계에서 그 유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마한문화를 세계유산화하는데 가장 유효한 문화 요소가 될 것은 틀림 없다”면서, “다만 옹관의 경우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여기의 옹관이 어떤 문화적 가치에서 세계적인 보편가치를 가지게 될 것인지는 비교문화적인 토론을 통해 확고하게 확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옹관문화와 함께 다른 장제 또는 그러한 문화와 관련된 종속적인 문화인자들에 대한 연구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세계사적인 흐름에서 한반도에 북쪽으로부터 흘러오는 장제분묘문화의 대표적인 것으로서 적석총이나 석관묘 등의 분묘와 남방계라고 할 수 있는 옹관묘가 한반도에서 어떻게 문화융합을 이뤄내는지, 그리고 유라시아 인구이동사에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에 대한 넓은 시각의 연구와 토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한 유적 현황 파악 위한 실태조사부터 해야
■ ‘마한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치와 절차 = 이배용 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마한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치와 절차’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OUV를 갖고 있는 부동산 유산을 대상으로 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크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뉜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속성을 갖춘 유산에 대해서는 ‘복합유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면서,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각국 정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하는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잠정목록으로 등재한 뒤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의 현지조사 및 평가 등의 논의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대한 권고 의견을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해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그 절차를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은 “마한문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기준은 세계유산의 OUV 기준 10개 항목 가운데 제3항인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여야 한다’와 제4항인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건조물의 유형, 건축적 또는 기술적 총체 또는 경관의 탁월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본다”면서 “마한문화의 세계유산목록 등재의 선행 조건은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세계유산 등록을 위한 사전 예비목록으로, 잠정목록 등재 대상인 마한문화 유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지조사가 필수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역사적으로도 중요하고 세계적인 보편적 가치를 만족하는 유·무형적 가치를 겸비한 마한문화유적의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보존현황과 원형 훼손 여부를 조사하고 세계유산목록 등재의 타당성과 등재 추진 시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야 한다. 그 다음에 필요한 절차는 마한문화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마한 역사문화 연구와 과제 = 유인한 마한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은 ‘마한 역사문화 연구와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마한 역사문화의 보전과 발전은 단순한 역사 복원이 아니며 한민족과 해당 지역은 물론 동북아 평화연대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업이므로 국제적 연대성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마한 역사 유물의 발굴 및 보전을 위해 문화재보호법 취지대로 국가 과제로 채택하고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또 “마한 역사 유물의 국가 사적지 지정은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가야지역은 이미 7개 지역이 유네스코 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되어 있으므로 영산강 유역도 최소한 나주 함평 영암 무안에 대해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한문화권 내 유적에 대한 지속적 발굴 긴요
■ 마한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영암 = 박남수 전 국사편찬위원은 ‘마한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영암’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021년 6월 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은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제53항)에서 규정한 ‘당사국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정책 법률 학술 기술 행정 재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법률로서 보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암과 나주지역의 고분군과 문화유적이 대한민국과 이 지역의 중요 역사적 유산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유산협약을 위한 운영지침’(제52항)에서 지적했듯이 그것이 세계유산목록에 자동적으로 등재된다고 추정해서는 안 되며, 이는 향후 영산강 유역의 마한역사문화 유적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은 또 “유사한 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당사국 당 1년에 1건의 완성된 신청서만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검토 신청을 제출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마한역사문화유적의 역사적 전거가 아직 모호하고, 그 정체성이나 계통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구현황에서 세계유산의 등재 과정은 쉽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마한역사문화권 내의 마한고분군 뿐만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과 연구를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한수장층의 상징적 고분 국가사적 가치 충분
■ 영암 내동리 쌍무덤 조사 성과와 국가사적지로서 가치 = 이범기 전남문화재연구소장은 ‘영암 내동리 쌍무덤 조사 성과와 국가사적지로서 가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영암 내동리 쌍무덤은 영산강 유역에서도 대형분에 속하는 영암을 대표하는 방대형 고분으로, 지리적으로 영산강의 본류가 합류해 서해바다로 연결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내동리 쌍무덤이 위치하는 시종 일대는 영암지역 마한 세력을 대표하는 고분고총이 밀집한 곳으로 대형의 방대형 고분의 밀도가 높다”면서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매장시설과 출토유물로 볼 때 중심시기는 5세기 2/4∼6세기 1/4에 해당되며, 내동리 쌍무덤 피장자들은 다각도로 연결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마한의 최고 수장층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영암 시종면 일대는 지리적 지정학적 위치 속에서 ‘관문사회’의 기능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특히 “지금까지 확인된 고고학적 결과와 함께 다양한 국제적 교류를 보여주는 내동리 쌍무덤의 존재는 고대 영산강유역을 대표하던 마한수장층의 상징적 고분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으며, 이에 영암지역을 대표하는 마한분묘유적을 국가사적지로 승격시켜 소중한 문화유산을 널리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산강 유역과 일본 큐슈 북부지역의 옹관묘 문화와 그 관련성 = 야마다 후미토 경북대 연구원은 ‘영산강 유역과 일본 큐슈 북부지역의 옹관묘 문화와 그 관련성 - 영암군 소재 옹관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영암군을 포함한 영산강 유역과 일본 큐슈 북부 지역에는 고대에 대형 옹관을 사용하는 문화가 존재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양 지역의 옹관묘 문화가 관련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엄밀한 검토가 이뤄진 바 없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영산강 유적에서는 옹관 등 토기를 매장시설로 하는 묘제가 기원전 1세기경부터 사용된 바 있어 3세기 이후에 이뤄진 옹관의 대형화는 제작기술의 발전과 생산기반의 확보가 이뤄지면서 가능했다고 판단되며, 이런 맥락에서 영산강 유역의 옹관묘 문화는 큐슈 북부 지역의 옹관묘 문화를 수용해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영암군내의 옹관묘 유적은 북부지역에 집중 분포하며, 금계리 유적과 선황리 유적은 남부지역에 위치하고 두 유적 주변에 다른 옹관묘 유적이 확인되지 않는 점에서 다른 옹관묘 유적과 구별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황리식으로 설정된 두 유적의 옹관은 옹관묘 문화 초기에 제작된 것이므로, 옹관묘 문화의 발생 배경은 물론 큐슈 북부 지역의 옹관과 형태적 기술적 비교 의의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