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극심한 한파 피해까지 입었다. 대봉감 주산지인 금정면에서는 4월 14∼15일 최저기온이 -0.9℃까지 내려가는 등 4월 중순의 저온과 늦서리 등 이상 한파로 인해 발아기와 겹친 대봉감이 큰 피해를 입었다. 금정면의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2℃에서 -3℃까지 내려간 곳도 있어 피해가 컸다. 농촌진흥청의 '피해 우려 과수 저온 한계 온도' 자료에 의하면 대봉감과 단감의 경우 발아기는 -2.2℃가 저온 한계 온도다. 무화과 한파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무화과의 한계온도는 -9℃다. 반면 영암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온이 -12.8℃를 기록했고, 올 들어 1월 7일에는 -16.4℃, 8일 -17.4℃, 9일 -16.9℃, 10일 -16.8℃ 등으로 -10℃의 영하권 날씨가 4일 연속 지속됐다. 또 무화과 재배농가들은 지난해 겨울의 온난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해 피복작업을 하지 않은 비율이 전체의 20%에 달해 이들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영암군 대표작목 한파 피해는 ‘사후약방문’식의 임시방편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하겠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기업형’ 돈사 불허 불복 법적 소송 사태는 2년째 이어졌다. 특히 1심 재판에 이어 1월 22일 항소심 첫 영암군 승소판결이 나오면서 지역민의 생활환경 보호를 위해 군이 재량권을 행사해 돈사 신축을 불허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모든 항소심에까지 이어졌다. 특히 10월 14일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까지 나와 돈사 신축과 관련해 진행 중인 22건의 행정소송 가운데 2건에 대해 군의 승소가 확정됐다. 또 1심에서 패소한 2건 외에 20건 모두 1심 또는 항소심에서 군이 승소한 상황이 됐다.
4월 1일부터는 영암한국병원이 주·야간 24시간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지역 응급의료기관 운영을 시작함으로써 군민들이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꼽은 영암지역 응급의료체계가 8년 만에 복구되게 됐다. 하지만 군은 이를 위해 올해 6억3천만원을 영암한국병원에 지원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4년 동안 매년 군비 8억4천만원과 의료기금 2억5천500만원 등 모두 11억여원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응급의료체계 복구에 5년간 무려 6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소요되게 됐다. 아무리 절박한 지역 현안이었다고는 하나 영암군이나 영암군의회 모두 지원 예산이 적정한지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군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응급실 운영에 따른 군민 만족도 조사에만 그칠 일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예산 지원이 과연 적정한지 제대로 따져보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영암쌀 대표브랜드인 달마지쌀골드가 2021년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 선정에서 탈락한 사태는 영암군이 민선6,7기 가장 역점을 둬 추진한 농정시책 전반에 큰 허점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특히 달마지쌀골드의 탈락 사유는 ▲품종 혼입, ▲단백질함량 과다, ▲낮은 완전미율 등이었다. 벼 재배과정에서부터 수확, 가공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인 셈이었다. 고품질화 내지 명품화를 위한 특단의 전략을 마련해 추진하지 않고서는 전남쌀 10대 브랜드 재진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했다. 반면 영암군이나 지역농협 등은 지금까지도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가 전국 1천118개 농·축협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종합업적평가'에서 군서농협(조합장 박현규)과 삼호농협(조합장 황성오), 신북농협(조합장 이기우), 영암농협(조합장 박도상) 등 영암지역에서만 무려 4곳이 1위에 올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농업농촌이 처한 악조건을 딛고 무려 4개 지역농협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눈부신 성과로 평가됐다. 특히 이들 농협의 두드러진 업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기대가 크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인 '2021 왕인문화축제'는 4월 1일부터 16일까지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축제로 개최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 가능한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한 왕인축제는 '왕인의 빛, 미래를 밝히다'는 주제와 '꽃길 따라 영암으로, 랜선 따라 왕인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왕인 콘텐츠'와 '氣찬 영암 콘텐츠' 등 2개 분야 17종의 프로그램이 펼쳐져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전 축제에 비해 크게 줄어들기는 했으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축제홈페이지, 유튜브 등 SNS 채널, TV 및 라디오 등 통한 온라인 축제 참여가 113만여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고, 온라인 영암장터인 '기찬들 영암몰'과 네이버를 통한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활용한 영암 농·특산물 판매가 5억여원에 이르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갈수록 쇠락하는 영암읍과 꼭 닮은 영암읍 버스터미널이 결국 8월부터 영암군 직영으로 운영되게 됐다. 또 행정안전부가 지역의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0월 19일자로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 고시한 가운데 영암군이 여기에 포함됐다. 영암읍 버스터미널 직영체제는 ‘버스공영제’라는 더욱 근본적인 대책을 위한 전 단계로, 인구감소지역 지정은 지역사회의 활력 회복을 위한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영암군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영암군 출신 전직 공무원들이 결성한 '영암발전희망연대' 공식 출범을 10대 뉴스로 꼽은 것은 우리 지역에 건전한 비판세력이 자리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암발전희망연대는 출범을 비난하는 공무원노조의 성명이 나왔는가 하면, 대기업 퍼주기 논란을 빚은 삼호읍 공용주차타워 건설에 대한 첫 입장문을 둘러싸고는 근거 없는 비방과 흠집 내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지역 내 계층, 단체 간 이해충돌과 가치관의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재 역할을 함으로서 지역통합에도 기여하겠다"는 영암발전희망연대의 다짐이 내년에도 지켜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2021년 영암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보니 흐뭇했던 일보다는 아쉬운 일, 안타까운 일이 더 많은 한해였던 느낌이다. 특히 군민들이 기대했던 월출산 옛 등산로인 ‘명사탐방로’ 개통은 기약 없이 해를 넘겼는가 하면, 교동지구도시개발 사업은 진척이 없이 미뤄졌다. 반면 차분하게 진행해도 될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 사업은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 뿐 아니라 군서와 학산면까지 확대 계획됐다. 전반적으로 2021년 신축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 나게 만든 한해였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