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중앙교회 정성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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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중앙교회 정성일 목사

"연로한 어르신들과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늘 따뜻함 전하겠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던 지난 연말, 서호면 장천리 융성도서관(관장 전종배)에서 서호면노인회 회원 몇몇이 모여 얘기꽃이 한창이었다.
“목사님이 처음 부임해왔을 때만 해도 승용차가 드물어 노인들이 식당을 찾거나 나들이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당시 목사님은 그때마다 달려와 원하는 곳까지 함께해주고 교통비 대신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곤 했어요. 또 매년 동짓날이 되면 잊지 않고 서호면노인회관과 마을회관을 돌며 직접 쑨 동지죽을 들고 찾아가 대접하곤 했어요. 정말로 고마운 분이지요.”
서호면노인회 김평진 운영위원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뿐만 아니라 목사님은 돈 한 푼 받지 않고 자손이 없고 생계가 어려운 노인을 ‘사랑의 집’(노인복지요양시설)에 모시고, 생을 마감하면 교회 옆에 마련된 터(천국동산)에 안장하고 기도드려요.”
“그뿐인가요. 매년 여름이면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구입한 연막 살충기를 들고 도로변과 마을 가가호호를 방문해 꼼꼼하게 방역까지 해줍니다.”
듣고 있던 서호면노인회 회장이기도 한 전종배 관장도 거들고 나선다.
“장짐을 들고 걷고 있는 이들이나 추운날씨에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어김없이 차를 세워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주는가 하면, 생계가 어려워 집수리를 못하는 이들을 찾아 집수리도 해줘요. 몇 년 전에는 사비를 들여 집을 지어주기도 했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있다면 목사님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일 것입니다.”
서호면 ‘사랑의 집’과 ‘서호중앙교회’ 정성일 목사(58)를 칭송하는 어르신들의 얘기꽃이 끝이 없을 정도다.
사랑의 집을 찾아가 만난 정성일 목사는 어르신들에게서 듣던 대로 믿음직한 체구에 넉넉함과 인자함이 묻어났다. 1996년 학생 포함 교인 7명이 전부인 서호면 엄길마을의 작은 시골교회에 부임한 정 목사는 현재의 자리에 터를 잡고 서호중앙교회와 사랑의 집, 작은 도서관, 천국동산, 연못 등을 가꿨다.
남원시가 고향인 정 목사는 노인전문복지요양시설인 ‘사랑의 집’을 만든 것은 20여년 전 홀로거주 어르신이 명절임에도 가족이 찾지 않아 집에서 혼자 보내는 모습이 안타까워 교회에 초청해 명절을 함께 보내게 된 것이 그 계기라고 말한다. 장애가 있는 어르신들이나 혼자 어렵게 살거나 도움을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교회 내 비인가 요양시설을 만들어 수용하다 건물을 신축해 ‘사랑의 집’이라는 노인전문복지요양시설을 갖춘 것이다.
정 목사의 아름다운 선행은 서호면노인회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과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 4만6천매(500만원 상당)를 구입해 서호면사무소에 기부했다.
2018년에는 서호중앙교회와 사랑의집에 돼지저금통을 설치, 교인들과 요양시설 이용자 및 보호자들이 모금한 모금액을 서호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하기도 했다.
“사랑의 집에는 현재 102세 어르신을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만, 다시 심각해진 코로나19 확산사태로 인해 보고 싶은 자식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떨어져 지내야 해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어 일상으로 돌아가 어르신들 모두 여생을 더욱 행복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사랑의 집에 늘 관심을 갖고 사랑과 온정을 베풀어주신 향우들과 각계각층의 지역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연로한 어르신들과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늘 따뜻함을 전하겠습니다.”
서호면 어르신들의 기부천사 정성일 목사의 다짐이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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