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준비 필요한 마한문화 세계유산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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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준비 필요한 마한문화 세계유산 등재

마한문화를 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배용 전 위원장은 최근 열린 학술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유산 지정을 위한 관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의 기준인 10개 항목 가운데 마한문화는 제3항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여야 한다'와 제4항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건조물의 유형, 건축적 또는 기술적 총체 또는 경관의 탁월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미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야문화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마한문화 역시 세계유산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전 위원장의 다음 주장이 더 의미심장하다고 본다. 그는 마한문화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보존현황과 원형훼손여부를 조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역시 같은 학술세미나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대표성을 갖는 유적들을 선정하고 그 보존상태가 적합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따라서 이들 전문가들 지적의 핵심요지는 마한문화의 세계유산 보존가치가 아니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치밀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암군민신문>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치밀한 준비 또는 계획의 부재를 우려하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
영암군은 '마한연구 복원사업 마스터 플랜'을 짠다며 전액 군비로 2억원의 새해예산을 세웠다. 마한문화 유산인 옹관을 다른 나라 유물과 비교분석해 세계적 위상을 찾겠다며 편성한 '독무덤 해외유적조사' 예산 4천만원은 의회 심의서 제동이 걸렸다. 편성된 '해양제사유적 연구서 발간 및 세미나 개최' 예산 2천만원도 마한문화와 관련된 사업비다. 해양제사유적인 남해신사가 마한문화와 연관성을 확인할 길이 없는 지금 왜 이런 예산이 세워지는지 당황스럽다. 영암군뿐만 아니라고 전남 시·군 곳곳에 산재한 마한문화 유적에 대한 조사와 발굴, 학술연구도 미진한 지금 이런 예산들이 왜 필요한지 궁금할 따름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마한문화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치밀한 계획과 준비다. 전남도와 보조를 맞춰 영암군을 비롯한 연관 시군의 합동 마스터 플랜을 짜는 일이 먼저다. 영암군이 독자적으로 할 일이 있다면 관내 유적에 대한 조사와 연구, 보존이다. 마한문화공원 인근에 파크골프장을 짓겠다며 예산을 편성한 것은 이런 점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마한역사문화연구회가 유인학 회장과 전동평 군수와 '특별한 관계'를 앞세워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 자체도 문제다. 마한역사문화연구회는 조력자이지 주체여선 안 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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