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기인사 오직 지방선거만 염두에 두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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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해 정기인사 오직 지방선거만 염두에 두었나

영암군의 새해 정기인사가 단행됐다. 서기관인 영암읍장에 임문석 총무과장, 삼호읍장에는 마인구 대불산단관리사업소장이 승진 기용되는 등 모두 240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다. 특히 두 읍장에 대한 승진인사는 무려 6개월 훨씬 전부터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인사다. 인사가 임박하자 전동평 군수가 정례조회와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공언했던 '예측 가능한 인사'의 의미가 떠도는 소문대로의 인사임을 확인한 대다수 공직자들은 경악했다. 예측 가능한 인사의 본래 뜻인 능력과 서열 등을 감안한 공정인사와는 거리가 먼, 터무니없는 '人事 慘事'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 군수는 행정직과 기술직의 '안배'라는 잣대를 들이댔으나 이에 수긍하는 이는 인사권자와 당사자 말고는 군청 안팎에 눈을 씻고 찾아도 안 보인다.
읍·면장 인사는 더욱 가관이다. 오직 다가올 지방선거를 겨냥한 표심관리에만 신경 쓴 인사라는 안팎의 지적이 대세를 이룬다. 읍·면 여론을 주도하는 지역유지들의 뜻에 철저히 순응했다. 심지어는 지역농협 조합장과 마찰을 빚은 면장은 사업소로 쫓겨났다. 자기 식구(?)인 면장보다 선출직 지역농협 조합장이 선거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는 수군거림이 곳곳에서 들린다. 민선6,7기 내내 읍·면장만 선호하는 해괴한 근무 분위기는 더욱 고착화되어 간다. 어떤 기준으로 비교해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워 인사 慘事에 가깝다는 서기관 승진인사 때문에 남은 공직생활 중 승진의 꿈을 접어야 하는 고참 과장들은 본청 또는 사업소에 두고, 정작 군수가 유능하다며 발탁하고 승진시켰던 젊은 사무관들은 속속 면장으로 기용했다.
확정 발표될 때까지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인사명단이 이곳저곳 떠돌았다. 공공연한 인사는 공공연한 청탁을 받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인사를 앞두고 온갖 청탁설이 끊이질 않았다. 영암군의회 의장과 의원을 동원하는 일은 점잖을 정도다. 부인을 동원한 이, 지역유지들을 동원한 이 등등. 그때마다 알려진 인사명단이 바뀌었다. 도를 넘어선 청탁과 인사권자의 월권 때문에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온 수많은 공직자들이 뜬금없이 자리를 옮겨야 하거나 바로 전 인사 때 근무했던 곳으로 다시 가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사권자의 측근들을 뜻하는 '전핵관'들은 이번 인사에서도 맡은 자리를 굳건히 보전하거나 '햇빛 잘 드는 자리'를 차지했다. 자기 일만 열심히 해서는 보직을 맡기도 어려운 처지는 이번 인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인사는 인사가 아니라 선출직 기간제 공무원의 '월권'이다. 재선, 3선만 겨냥한 인사였다면 범죄나 다름없다. 곰곰이 되짚어볼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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