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지역 고교들이 올 신입생 모집에 있어 미달사태를 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영암고는 2021학년도의 경우 41명이 지원하는데 그치는 등 3년 이상 미달사태가 지속되어왔다. 영암여고도 비록 2021학년도에 63명이 지원해 정원을 초과하긴 했으나, 2020학년도에는 4학급 88명을 모집한 결과 62명이 지원해 26명이나 부족했었다. 삼호고나 낭주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암지역 고교들이 미달사태를 면한 것은 오롯이 교사 등 학교 당국의 노심초사와 각고의 노력 덕택이었을 것이다. 학생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교들의 신입생 모집현황과 함께 영암지역 중학교 졸업예정자들의 고교 진학 실태를 분석한 결과 관내 고교 진학률은 7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암지역 6개 고교 모집정원은 모두 380명인데 비해, 중학교 졸업예정자는 371명이다. 이들 모두가 지역 고교에 진학해도 미달사태가 빚어질 상황에 졸업예정자의 30% 가까이 관외 고교에 진학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관외 고교에 진학한 학생들 상당수가 성적 상위자들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성적 우수자의 역외유출이 여전한 것이다.
사실 학령인구가 전반적으로 급감하는 상황에 영암에 무려 6개나 되는 고교는 그 존립이 위태롭다고 보아야 옳으나, 학부모들 위기의식이나 인식과는 달리 지역사회는 그 절박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더구나 영암지역 중학교 졸업생 거의 모두를 유인할 수 없는 고교 교육의 현주소도 큰 문제이나 구조적 해결을 위한 노력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영암지역 중학생 모두를 입학시켜도 정원을 채울 수 없다면 마땅히 고교 통폐합이 그 답이다. 또 문제점을 깊이 인식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나 싶으면 뒤늦게 이에 딴지를 놓는 이들이 나타난다. 도대체 영암교육의 미래를 위해 지역사회 각계각층이 언제쯤 한목소리를 내게 될지 정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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