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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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며

가다가 뒤돌아보고
가다가 쉬어도 보고
힘겨운 날의 세상 살기를
산에서 배운다

예전부터 어른이었던 늙은 나무가
이적지 세월을 견디고 있다
정상에 오르지 못한 돌들도
잊혀진 풀들도 제자리가 있다.

감춰진 것들은 멀어져야 온전히 뵈는 법
외딴 바위에 앉아 세상을 보니
산자락 끝에서 알몸을 드러낸
마을도 한숨을 쉰다

삶이란 외로운 것들끼리 보듬는 일
홍시 같은 해가 또옥 떨어지기 전

사람의 세상을 받아들이러
내려선다


주봉심
'현대문예' 시부문 신인상 당선
영암문인협회 부회장
시집 '꽃을 바라보며'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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