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출신 프로골퍼 유해란

영암 출신 프로골퍼 유해란(21)이 내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뛴다.
유해란은 12월 1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 8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29언더파 545타로 1위를 차지했다. 참가자 100명 중 당당히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Q시리즈는 LPGA 투어 카드가 없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다음 시즌 출전 티켓을 걸고 테스트를 치르는 일종의 입학시험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100명이 2주간 8라운드를 치러 우열을 가린다. 20위 안에 들면 카드를 받고, 21위부터 45위까지는 조건부 카드와 2부 투어(엡손 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46~75위는 2부 투어 출전 자격을 얻는다.
1라운드를 1오버파 공동 61위로 출발한 유해란은 시간이 지날 수록 순위를 끌어올렸다. 1주 차 마지막인 4라운드를 12언더파 공동 6위로 마쳤다. 코스 적응을 끝낸 유해란은 2주째 들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5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잡았고, 6라운드에선 행운의 샷이글을 앞세워 5타를 줄이면서 선두권에 진입했다. 이어 7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낚으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점프한 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1위를 지켰다. 이로써 유해란은 지난해 안나린(26)의 뒤를 이어 Q시리즈 수석 합격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국인을 통틀어서는 2018년 이정은6(26)까지 포함해 역대 3번째 수석 합격이다.
2001년생인 유해란은 고교 2학년 때 참가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임희정(22), 정윤지(22)와 함께 단체전 은메달을 땄다. 이듬해인 2019년 5월 프로에 입문한 고교생 유해란은 석 달 뒤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에는 루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둬 신인왕에 올랐다.
KLPGA 투어 통산 5승을 기록한 유해란은 더 넓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안고 L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이번 Q시리즈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골프 인생을 개척하게 됐다. 유해란과 동갑내기인 박금강(21)도 합계 20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해 내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게 됐다.
유해란은 "어제보다 더 나은 경기를 했다. 시작할 때는 살짝 떨려서 퍼트를 몇 개 놓쳤지만, 곧 버디를 잡아내면서 상승세를 탔다"면서 "한국인으로서 2년 연속 Q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세계 최고의 투어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KLPGA 신인왕 출신 유해란은 내년엔 LPGA 투어 신인왕에 도전한다. 한국은 2015년 김세영(29)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28), 2017년 박성현(29), 2018년 고진영(27), 2019년 이정은까지 5년 연속 LPGA 신인왕을 배출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신인왕을 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