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 취지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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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 취지 살리려면

영암군 산하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인 '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다. 해외연수 무경험자 및 표창·모범 공무원, 적극행정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해외문화체험을 지원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십분 이해하나, 부군수까지 앞 다퉈 팀을 꾸려 신청해 선정되기까지 하는 상황에 대해 공직자들 사이에 그 적절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부군수는 군수와 함께 '관리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시책 시행의 취지에 맞게 6급 이하 젊은 공직자들 위주의 해외문화체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입장이지 본인 스스로 팀을 만들어 해외여행에 뛰어들 처지는 아님이 분명하다. 더구나 지금 소상원 부군수는 전남도의 부단체장 근무기한제 시행에 따라 올 6월이면 바뀔 예정이다. 또 올 연말 퇴직에 앞서 공로연수도 예정되어 있는 줄 안다. 이런 처지이니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겠다는 속셈이라면 생각이 짧아도 너무 짧다. 부단체장의 위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이도 하다.
'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은 전액 군비인 사업비 3억원을 투입해 공무원 100여명에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겉으론 코로나19 탓이나 예산심의에 나선 의회와 군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야말로 전액 삭감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올 예산에 계상된 사업비는 의회의 언급한번 없이 원안 가결됐다. 예산서 해독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는 제9대 의회의 무능력 탓이다. 다시 말해 순수 군민혈세 3억원을 들여 공직자 100명에 해외여행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은 과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코로나19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3高'의 어려움이 엄연하고, 경기침체는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흥청망청 해외연수를 떠나는 모양새가 군민들로서는 결코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소상원 부군수의 지난 1년6월의 근무실적을 평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언제부턴가 영암부군수의 위상이나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퇴직공직자들의 이구동성 지적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선출직 단체장이 모든 권한을 쥔 상황에 부단체장이 설자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없지는 않다. 전남도와의 긴밀한 관계유지나, 이를 활용한 도비 및 국비 확보 등은 부단한 실적을 보여줘야 할 임무다. 조직의 근무분위기도 다잡아야 하고, 군정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해야 한다.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옳다. 영암군을 거쳐 간 역대 부단체장들의 부침을 30년 넘게 지켜보며 곰곰이 판단해본 우리의 생각이기도 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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