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문화축제 때마다 열리는 주제행사 가운데 하나인 올 학술강연회의 주제는 바로 '왕인박사현창협회의 창립 50주년의 회고와 전망'이었다. 당연히 성과보다도 문제점, 그리고 향후 발전방안이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김정호 전 전남도농업박물관장의 기조 강연은 울림이 매우 크다. 김 관장은 왕인박사현창협회가 더 이상 고을 영웅화 사업에 치중하지 않아야 하고, 더 나아가 과거의 왕인이 아니라 현재의 왕인을 발굴해 기리는 한류(韓流)선양단체로 사업의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왕인박사현창협회의 50주년은 "새로운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김 관장은 왕인박사현창협회 회원 300여명 가운데 영암의 동북부인 금정면과 신북면 회원이 5명 미만 밖에 되지 않는 현실로는 왕인박사 현창사업은 물론 이를 소재로 한 축제가 추동력을 얻기 어렵다고 보았다. 고을 민심의 대동단결을 주문한 것이니 군민 모두가 새겨들을 일이다. 김 관장은 왕인현창사업이 고을 영웅화 사업으로 비칠 만큼 지나치게 영암군 출신인사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보았다. 지나친 지역성은 특정지역의 이익사업으로 비쳐 이웃고을 사람들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왕인박사현창사업이 과거의 왕인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은 협회의 발전방향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문화 발전에 공헌한 왕인만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 살든 한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살고 있는 나라에 공헌하고 한국문화 확산에 공을 세운 이들을 골라 선양하는 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제 때마다 선정하는 '왕인'을 비롯해 축제 프로그램들이 지향해야할 방향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새겨들을 진심(眞心)의 충고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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