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새벽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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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두운 새벽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온다

양유복 전 도포농협 조합장
"폐암 3기입니다." 의사의 말에 내 곁에 있던 아내와 두 딸은 엉엉 울고 눈앞이 캄캄해진 나는 내 귀를 의심하였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의사의 오진이겠지 정말 믿기지 않았다.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중증환자 등록 후 병원에서는 폐암 수술 후 생존율 23.7%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주었으나 100명 중 76명은 5년 안에 사망한다는 폐암 관련 안내책자를 보니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의 결정을 하여야 했다.
병원측의 수술계획은 30회 방사선치료와 6회 항암주사치료 후 결과를 보고 상태가 너무 좋아 수술 날짜를 잡고 20회 방사선 치료와 4회 항암주사 치료 그리고 폐암 수술을 하였다. 수술 후 나약해지 나의 모습을 보고 아내는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남들이 폐암에 좋다고 권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해서 나를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 보다는 역효과가 나왔다. 수술 후 의사 선생님께서 남들이 좋다는 것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되고 맑은 물과 신선한 과일, 단백질 함량이 높은 고기를 많이 먹고 의사의 처방약 외에 복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 100% 옳았다.
2남3녀 오남매 자식들 모두 대학을 졸업시키고 결혼까지 하고 8명 손자들을 다 보지 않았는가. 그동안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 하느님이 날 쉬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고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이 아닌 반대 방식으로 매일 운동하며 산책하고 잘 먹고 여유 있게 살다 하늘이 부르면 하늘나라로 가자 인생은 대천명이 아닌가. 누구도 하늘의 뜻을 거역할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왕 내 몸속의 암세포와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한번 싸워서 이겨보자. 젊은 시절 책만 보고 박 몸뚱이에 수박 순을 잘라 접목시켜 수박농사로 성공한 내가 아닌가라고 생각하니 용기와 희망, 자신감이 생기고 나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솟아나왔다. 난 언제나 위기 속에서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성공의 기회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던가, 나 스스로 다짐하고 수술 후 3일 만에 병원에서 씩씩하게 운동하는 나를 본 간호사들을 놀라게 하였다. 20회의 방사선 치료, 4회 항암치료 후 아내와 같이 100㎞ 거리를 2시간씩 직접 운전하고 씩씩하게 암 치료를 다닐 수 있는 나의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 덕으로 생각하고 폐암 수술 후 7년이 지난 지금은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을 때는 온 정성을 다해 기르던 소를 아들마저 몸이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처분하고 수송차에 소를 실을 때 소 차를 타지 않으려고 울부짖은 소들의 소리에 마음이 너무 아팠으며,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지켜보는 나는 마지막 이별하는 소를 차라리 가까이 가서 봄으로써 마음이 더 나았다.“잘 가거라. 미안하다 새로운 좋은 주인을 만나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거라 그리고 잘 가거라.”며 소와의 이별을 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나와 아들 몸도 완치되었고 바람에 구름 걷히고 찬란한 태양이 비취는 아침이 오듯이 내 아들 축사에는 슈퍼급 어미 소들이 송아지를 낳고 송아지들이 나를 보라는 듯 내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것을 보며 달덩이처럼 탐스런 수박을 음미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고 재미있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폭풍이 지나간 들에도 꽃은 피고 지진이 일어난 땅에도 샘은 솟듯이 우리 인생도 절망 속에 희망이 있기에 절대 좌절하지 말고 처한 운명에 순응하고 차분히 용기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행복의 문은 열릴 거라 생각하며 남은 인생 즐겁게 살아가련다.
이 글을 쓰면서 지금도 암과 투병하는 전국의 많은 환우들과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분들께 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랍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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