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명판사의 재판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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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느 명판사의 재판 선고

양유복 전 도포농협 조합장
오늘도 6·25 동난 때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무정한 세월을 원망한다. 아무런 죄도 없이 한마을에 사는 사람이 아버지의 친구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희생을 당했다. 아무리 정권 유지가 목적이라지만 어떻게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여야할 대통령이 그럴 수가 있을까? 우리 아버지는 3세의 어여쁜 딸과 23세의 사랑스런 부인을 두고 경찰이 쏜 총을 피하지 못하고 눈을 감을 때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였을까?
국가보훈부는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조직했다 한다. 준비위원장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의 아들들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100% 국고로 지원하여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전직 대통령예우법에 따라 건립비용의 30%는 정부가 지원하고 70%는 국민성금으로 모금하기로 했다. 영화배우 신영균씨는 서울 고덕동의 한강변 땅 4천평을 기증하겠다는 기사를 읽으며 세월이 흐르면 역사도 뒤로 가는구나하는 한탄이 나온다.
보도연맹사건은 6·25 전쟁이 시작된 1950년 7월 초부터 8월말에 걸쳐서 대한민국 전역에서 벌어진 최대의 민간인 학살사건의 하나이다. 몇 몇 개인의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와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에 의해 계획적이며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6·25 전쟁 기간 벌어진 대한민국의 대표적 학살이자 전쟁범죄이다.
그로 인해 3살 위 누나는 꽃신을 사가지고 오겠다며 떠난 뒤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철이 들 때까지 싸리문밖에서 기다렸고, 이를 지켜보는 우리 어머님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늘 이런 마음으로 살아온 터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 소식을 들으며 세상의 무정함을 느끼며 살고있는 요즘 꿈속에서는 명판사의 이런 재판선고를 꿈꾸곤 한다.
"죄인 이승만은 대통령으로써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면서도 반민족 행위를 한 친일파를 제거하기 위한 반민특위 위원들을 빨갱이로 몰아 구속또는 제거시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를 방해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애쓴 많은 독립투사와 독립운동자들을 역시 빨갱이 옷을 입혀 제거했으며, 일제에 동조하고 민족을 핍박한 친일세력을 등용하여 정권 유지에 급급했다.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를 석방하여 강원도에서 식품공장을 운영하며 군납하게 하여 잘 살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도왔으며, 한반도의 영원한 분단을 막기 위하여 남한만의 단독 선거인 총선에 참여하지 않은 제주 도민을 빨갱이로 몰아 결국 제주 4·3사건, 여순반란사건, 거창양민사건으로 무고한 국민이 희생케 한 장본인이다. 자신이 살기위하여 조직한 전국보도연명사건 관련자들을 아무런 죄도 없이 대통령의 직위를 이용하여 그들을 처형했으며 그로 인하여 무고한 국민이 억울하게 희생되었다. 또한 그들의 가족 또한 비참하게 살게하였으므로 대통령 이승만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나 생명을 살려 평생 살아가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반성하고 돌아가신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영원히 생명이 살아 있는 한 죄인의 의식을 가지고 용서를 구하라는 뜻으로 무기징역에 처한다. 땅! 땅! 땅!"
그리곤 판사의 판결 봉소리에 놀라 잠을 깨어 정신을 차리니 한밤중의 꿈이었다. 꿈이 아니기를 늘 바랬다. 나의 아버지는 임신 6개월의 어머니를 남겨둔채 1950년 7월 22일 영암군 금정면 연보리 차내골 산골짜기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돌아가셨다. 아무런 죄도 없이 절친한 친구가 그저 "친구"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눈을 감으셨다. 어린 두 남매를 눈물과 한숨으로 키우시고 돌아가신 어머님의 절규와 꽃신을 사가지고 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나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기다리다 먼저 저세상으로 간 누나의 애환을 생각하며 오늘도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명판사의 선고판결을 가슴 깊이 되새겨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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