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안성마춤농협
2009 대한민국 농특산물 최고브랜드 선정
농협경제사업연합체 ‘공동마케팅’ 큰 효과
항상 변함없는 맛, 고품격 ‘안성마춤 한우’
안성마춤‘ 브랜드 등장 배경
‘안성마춤‘은 경기도 안성시의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이다.
경기도 안성시가 브랜드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1997년부터다. 시 자체적으로 한우, 쌀, 포도, 배, 인삼 5개 농특산물 품목을 전 략상품으로 선정, 집중관리를 시작했다.
‘안성마춤‘ 상표등록을 서둘렀고 디자인개발에 이어 품질관리를 강제할 수 있는 ‘안성마춤 상표사용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 조례에 따라 생산단계부터 선별 등 품질관리에 적극 나섰고, 시 자체예산을 편성해 홍보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또 ‘안성마춤‘ 공동브랜드 사업주체인 안성시는 12개 농협 연합사업체인 안성마춤농협(대표 김봉수)에 2004년에 브랜드 상표권 사용권을 넘겨주면서 공동브랜드사업과 농협 경제사업에 탄력을 가했다.
안성시 관내 13개 농협이 연합해 생산하는 고품질 육류 ‘안성마춤 한우’가 성공한데 이어 온도변화스티커를 부착한 ‘안성마춤 배’가 히트를 쳤고, 12개 농협이 연합한 쌀 통합 브랜드 ‘안성마춤 쌀’이 전국소비자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 브랜드로 선정되면서 최고 브랜드 쌀로 급부상했다.
또 ‘안성마춤 포도’ 등 관내 모든 농산물 브랜드를 통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와 브랜드파워를 극대화 시켰다.
매출 957억원…공동마케팅 효과
안성지역 농협 경제사업연합체인 안성마 춤농협은 지난해(2008년) 957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며 지역농산물 판매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12개 농협의 쌀 단일브랜드 ‘안성마춤 쌀‘은 공동마케팅 사업의 지속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수년전 안성지역 농협사업연합(안성사업연합)이 출범하면서 12개 농협이 공동마케팅 사업을 쌀 유통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왔었다.
12개 농협이 제각각 판매해온 쌀을 하나의 창구로 일원화함으로써 단일브랜드로는 연간출하량이 가장 큰 출하처로 부상했다. 12개 농협의 28개 브랜드를 ‘안성마춤쌀‘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 소비지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켰다.
안성사업연합은 쌀 품질관리체계부터 브랜드 전략, 거래처 개척, 마케팅 전략수립 등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해 명실상부한 마케팅 보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일선 조합은 쌀 생산지도과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안성사업연합 측은 마케팅을 전담하는 시스탬을 구축하면서 ‘안성마춤쌀‘이 졍쟁력을 갖춘 차별화된 쌀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명품 한우 ‘안성마춤 한우’
‘연중 동일한 맛을 내는 한우’라는 평가를 받는 명품한우가 바로 ‘안성마춤 한우’다. 안성시 관내 13개 농협이 연합, 고삼농협을 단일창구로 안성시와 공동으로 송아지 생산부터 고품질 육류생산, 도축·가공 유통까지 종합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상품이다.
‘안성마춤 한우’가 최고급 명품한우로 정착되기까지 그들의 뼈를깎는 노력은 이루말할 수없다. 생산자단체, 자치단체, 유통업체가 삼위일체가 되어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케팅에 혼신을 다한 결과다.
현재 안성마춤 한우를 생산하는 농가는 161 농가로서 총 수육두수는 2만여두, ‘안성마춤 한우’ 브랜드 연간 출하량이 3천여두로 연 판매액은 약 350억원으로 사양농가의 소득도 높다.
‘안성마춤 한우’는 이같이 생산량 전량이 그대로 소진되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육두수를 해마다 한정시키고 있다. 이는 무리하게 늘려나갈 경우 자칫 품질관리에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크며, 이럴경우 어렵게 쌓아올린 브랜드 명성에 흠집을 낼수 있기 때문이다.
‘안성마춤 한우’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관리에 성공한 사례다. 이러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듯 구제역이나 광우병 파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출이 크게 줄지 않는다.
최고급 한우 전문식당을 컨셉으로 지난해 문을 연 ‘안성마춤갤러리’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우 전문식당과 ‘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을 접목시킴으로써 지역문화가 함께 묻어나는 먹거리가 있는 갤러리로 소문난 곳이다. ‘안성마춤‘ 이미지에 걸맞게 고품격 전략을 펼쳐 현재 일일 평균 매출이 1천만원 수준이다.
엄격한 품질관리 성공의 비결
안성마춤농협의 지난해 총 사업실적 957억원 중 ‘안성마춤 한우’ 매출이 456억원이다. 한우매출의 대부분은 백화점과 직영식당, 한우전문음식점을 통해서 거래되기 때문에 농가소득은 일반한우에 비해 20% 정도 높다.
한우 뿐만아니라 쌀, 배, 포도, 인삼 등은 쉽게 도매시장에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판로를 개발하여 한 푼이라도 더 높은 가격에 팔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철저한 품질관리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안성농협연합사업단 관계자는 “고급 농산물 브랜드를 지향하는 ‘안성마춤‘ 상표를 품질관리가 되지않은 농산물에 무분별하게 붙이면 브랜드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대문에 안성시의 조례로 정확한 품질기준을 규정하고 있다”며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장 지역농가의 모든 농산물에 ‘안성마춤‘ 상표를 붙여 팔아주면 좋을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잘 팔기 위해서는 농가와 농협, 판매전문가의 상호협력과 양보가 필요하다. 길게 팔아주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안성마춤브랜드사업의 핵심 목표다.
지역 농협연합사업 모델로
‘안성마춤‘의 여러 성공요인 중 가장 우선적인 것은 농협의 연합사업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함께 뭉치면 더 많은 서비스를 조합원들에게 줄 수 있다는 농업전문컨설팅 회사인 지역농업네트워크의 제안을 조합장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사업모델이 농식품부의 제도와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최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최초 연합구매사업 실시(1999년), 안성관내RPC 통합(2004년),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 최초년도 선정(2006년), 쌀브랜드사업 최초년도 선정(2007년) 등 많은 정책사업의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역농업클러스터사업, 쌀브랜드사업은 안성농협사업연합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만든 것으로 지금도 전국의 많은 농협과 지자체가 선진지 견학을 오고 있다.
회원농협의 양보·합의도출이 원동력
지역농협들이 연합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않았다. 잘나가는 한우판매사업을 하던 고삼농협이 연합사업으로 사업권을 이양한 것은 조합장의 결단과 조합원들의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우사업을 양보하고 대신 양곡과 과일 판매 등은 연합사업으로 이득을 취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함께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대원칙 속에서 어떤 때는 대립했지만 어떤 때는 양보해가며 조금씩 해결했다. 성공사례를 10여년의 경험으로 알게된 안성지역 농협들은 앞으로 여러 과제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도 양보와 협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된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의 지원과 협력체계 구축
한국지방자치브랜드 공동브랜드부문 대상을 수상한 ‘안성마춤‘ 브랜드소유권자는 ‘안성시’이다. 그러나 브랜드마케팅을 담당한 대표적인 사업체 안성마춤농협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일심동체의 관계가 되었다.
안성시청 농산물마케팅 담당 직원은 연합사업단 직원이라 불릴만큼 농협과 혼연일체가 되어 시장과 유통업체 상담실을 뛰어다녔다. 안성시장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공무원들이 안성마춤 브랜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결과다.
안성시는 정책과 지원, 장기비전을 제시했고, 연합사업단은 마케팅과 농가조직화, 상품화를 담당하면서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의지가 높았기에 전국최초 지자체 농산물마케팅 시스템을 확립한 선례를 남겼다.
끝임없는 차별화 노력…10년 후 준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안성시와 연합사업단은 ‘안성마춤 10년, 미래 10년 성장동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신성장동력의 아이템으로 푸드밸리 농식품기업 유치, 외식사업 진출, 신선편의시설 확장, 고급농식품을 생산하는 안성마춤푸드센터 설치, 쌀가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떡 브랜드사업, 농산물 학교급식지원사업 등 6가지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독자적인 부스디자인과 상품박스의 온도표시 띠지 부착 등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포인트를 발굴해온 ‘안성마춤‘은 전국최고의 농산물브랜드라는 위치를 지키기 위해 향후 10년을 내다보며 다시 신발끈을 죄고 있다.
/변중섭 기자
<자료제공 :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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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연합사업이 성공 키워드”
인터뷰 / 안 동 준 안성시청 농정과 유통팀장
“꾸준한 브랜드이미지 관리와 새로운 차별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에 최고의 농산물브랜드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안성시청 농정과 안동준 유통팀장은 10년 동안 같은 브랜드, 같은 이미지,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 온 ‘안성마춤‘의 성공은 “시장님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 안성시청의 정책도 성공요인이지만, 안성마춤농협이라는 시 전체를 아우르는 연합사업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사업초기 지자체-농민-농협의 삼위일체 협력체계 구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 했다.
“서로 불신이 있었기에 공식적인 토론자리를 만들어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더군요. 하지만 꾸준히 워크숍을 진행하고, 토론 횟수가 거듭되면서 마음을 열고 편하게 이야기하며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역농협들이 하나로 뭉쳐서 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니 행정입장에서도 파트너가 생겨 편하고, 농민들도 생산에 열의를 갖고 평가나 선정에도 잘 협조하게 됐다”며 연합사업의 강점을 설명했다.
특히 안성시는 공무원들이 직접 마케팅에 참여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혼신의 노력을 다한것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는 사업초기 ‘공무원 마인드’가 마케팅의 장애가 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말해줬다.
백화점 측이 요구한 시설설치 시간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다가 백화점 측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는 것. 민간 유통업체 위에 군림하려는 공무원 마인드가 가져온 시행착오였다.
안 팀장은 “공무원이지만 지역주민과 농가의 소득향상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낮추고 ‘갑’이 아닌 ‘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공무원들이 직접 마케팅에 나서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성마춤의 올해 매출목표는 1,000억원이다. 그는 “‘안성마춤 10년, 미래 10년 성장동력’이라는 기치로 6개의 성장아이템을 선정했다”며 “농산물 뿐만아니라 지역축제, 문화를 포괄하는 브랜드로 확장시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브랜드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