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보조사업 지원체계 이참에 가다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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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방보조사업 지원체계 이참에 가다듬을 때다

행정안전부가 내년 예산편성 때 부적절한 지방보조금을 폐지 또는 삭감해 지역 활력 회복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다. 이를 위해 지방보조금 예산편성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시달한데 이어, 지방보조금 관리강화방안까지 마련했다. 특히 부정수급이 적발되거나 유사·중복 사업 등은 폐지·삭감 및 통폐합하고, 지방보조사업 평가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아울러 1억원 이상 사업은 정산보고서 검증, 3억원 이상 사업은 외부회계감사를 받도록 했다. 잘 알려진 대로 행안부의 이런 방침은 최근의 세수 부족 사태와 이른바 '카르텔 보조금 폐지' 등 정권 차원의 조치다. 하지만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방만한 지방보조금 운영체계에 대한 개선대책도 절실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어온 상황이어서 이참에 영암군의 지방보조사업 지원체계를 가다듬어야 할 일이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민선8기 초기인 작년 12월에 내놓은 '영암군 재정진단 및 지방보조사업 평가' 용역 최종보고서는 영암군의 지방보조사업 문제점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영암군의 지방보조사업에 대해서는 본예산 대비 지방보조금 비중이 12.5%로 자치단체 평균 5.9%, 군 단위 평균 8.4%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다. 또 최근 3년 새 본예산 증가율은 6.0%에 그친 반면 지방보조금 증가율은 9.5%나 됐다. 무엇보다 부문별 지방보조금 운영현황에서 왜곡이 심각해 농업·농촌 부문, 보육과 가족 및 여성 부문은 막대한 예산이 편성된 반면, 관광, 환경, 평생교육, 직업교육, 산업진흥 등은 거의 전무했다. 농업·농촌 부문 내에서도 1차 산업인 농산물 생산 지원이 무려 73.5%를 차지한 반면, 2차 산업인 가공 및 제조나, 3차 산업인 농촌체험 등에 대한 지원은 미미했다. 품목별로도 한우, 무화과, 고구마 등 특정 작목의 편중도가 심각했다. 고른 지원이 아니라 특정 품목, 심지어는 특정 단체 위주였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성적(관행적) 보조사업의 과감한 축소를 강조했다. 농업인단체와 복지단체 등의 유사 중복사업 통폐합을 통해 신규 보조사업의 기회를 넓히고, 지방보조사업 신청 때 존속 기한을 명시해 관리해 계속사업의 경우 3년 주기의 평가 및 일몰 할당제를 통해 관행적 예산편성을 통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행안부의 방침이 아니더라도 방만한 지방보조사업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참에 지방보조금 지원을 위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민간의 자발성과 역량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체계로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반발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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