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의 심장, 영암군'다운 축제는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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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의 심장, 영암군'다운 축제는 요원한가?

'2023 마한축제'가 10월 6~7일 이틀 동안 시종면 소재지와 내동리 쌍무덤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한다. '마한의 빛 영암, 세계를 비추다'는 주제로 열린 올 축제는 (사)마한역사문화연구회가 주관한 마한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세미나와 마한 특별 전시회, 마한유적 발굴현장 공개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마한문화권 대외교류와 해상항로'를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는 '고대 동아시아 해양문명의 허브 영암', '고고학으로 본 해양교류와 영암', '5세기 전반 대외교류와 영암', '6세기 전후 한·중·일 해상교류', '한반도 서남해안 지역과 중국 강남지역 간의 해상 항로 연구'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져 영암군의 마한유적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 또 마한유적인 내동리 쌍무덤은 경관조명이 설치되어 2000년 만에 빛을 밝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느낌을 선사했다 한다.
주지하듯이 올 축제는 지난 4월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를 유치한 영암군이 '마한의 심장이 영암'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관람객 없는 마한축제'가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도대체 마한축제가 보여주려는 콘셉트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축제를 왜 개최하는지에 대해서조차 납득하기 어려웠다. 2015년 마한문화공원에서 제1회 축제가 개최된 이래 매년 축제 콘셉트 설정 미비와 축제장에 대한 접근성 부족 등의 한계를 노출하며 실패를 거듭했던 마한축제가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를 유치해낸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지역민과 공무원을 목표제로 동원하고, 첫날 개막식이 끝나면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 듯 축제장은 썰렁했다. 수천만원을 들여 유명가수들을 초청한 것도 구태의연했다. 언제까지 관람객 없는 축제를 계속할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마한축제 일정과 엇비슷하게 마한문화제를 성황리에 개최해온 나주시는 올해부터는 이를 포함해 천년나주목읍성문화축제, 도농상생페스티벌, 시민의날 기념식, 요리경연대회, 나주 설치미술 축제 등 10월에 계획된 주요 축제·행사를 통합해 '2023 나주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를 오는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라 한다.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에 실패했고, 시정책임자가 바뀐 탓도 있으나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인다. 반대로 '마한의 심장'임을 자부하게 된 영암군은 마한축제를 폐기하기 어렵게 됐다고 보아야 한다. 축제다운 축제를 기획해내는 일은 이제 '발등의 불'이다. '왜 마한축제를 개최해야 하는지', '축제의 콘셉트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혁신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한축제다운 축제를 만드는 일이 바로 혁신일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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