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기록으로 본 왕인박사와 묘전제(墓前祭) 견문기(見聞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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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일본 현지기록으로 본 왕인박사와 묘전제(墓前祭) 견문기(見聞記)

"왕인묘전제 참배단 파견 왕인박사의 학문적 소통과 상생 실천 기회로 삼아야"

황용주 '2023 왕인문화축제' 왕인상 수상 전남궁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장 전 영암 열무정 사포계 사두 및 공사원 전 영암교육지원청 미래교육위원장 전 영암여자중·고등학교장
지난 11월3일 오전10시 일본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왕인묘에서 제40회 왕인박사 묘전제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묘전제 참배를 통하여 왕인박사의 족적(足跡)을 기록하였으며 영암군이 무엇을 어떻게 접목하여 왕인박사의 학문정신을 계승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영암군 참배단은 왕인 묘전제에 앞서 11월1일 간자키시 다케오 도서관과 왕인천망궁 및 현창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첫 번째 간자키시의 다케오 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이 도시의 인구가 5만명 정도인데 이곳을 찾는 연간 방문객이 무려 100만명이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다케오를 대표하는 장소로 서울 코엑스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이 이곳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도서관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3층 공간으로 서재가 있으며 자연광과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굉장히 개방적이고 깔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간이 넓고 크기 때문에 포토 스팟이라는 곳에서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도서관 뒤편으로 유메타운 쇼핑센터도 있다. 다케오 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2023년 2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과 우승희 영암군수가 영암공공도서관 이전 신축부지를 영암읍 교동지구 내 문화시설지로 확정하고 2026년 9월 개관 예정으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어 향후 지어질 영암공공도서관 이전에 참고하려는 뜻도 있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왕인박사 현창공원이다. 이곳은 사가현 간자키시 다가와라지구(神崎市竹原地區)의 와니신사(鰐大明神)와 거기에 안치되어 있는 비석 와니텐만구(王仁天滿宮)가 인접한 요시노가리 유적을 통해, 이 일대가 왕인박사의 첫 기착지(寄着地)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던 곳이다. 왕인박사 상륙전승지지(上陸傳乘之地)에 와니다이묘진(鰐大明神) 와니텐만구(王仁天滿宮)의 기록에 의하면 본 신사(神社)가 언제 창건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입구에 세워진 도리이(神社)는 1699년 같은 씨족신(氏族神)을 받드는 세 지역의 주민들로부터 봉납된 것이다.
제신(祭神)으로 와니다이묘진과 구마노(熊野) 지역에 위치한 세 신사의 신들이 모셔지고 있는 점에서 바다를 건너는 이들의 안전을 기원했던 것으로 보이나 본 신사에는 와니텐만구라고 새겨진 돌로 된 작은 사당도 모셔져 있다. 왕인이란 4세기 후반에 오진(應神) 천황의 초청으로 백제에서 많은 기술자들을 거느리고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일본의 역사서인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일본에 처음으로 한자의 표본이 되는 천자문과 유교의 원전인 논어를 전한 왕인박사이지 않을까 추정되고 있다. 왕인박사 일행은 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상대포(영암)를 통해 건너왔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일본의 어느 곳에 상륙하였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가 없다. 만일 요시노가리(吉野竹里)의 도래인들과 마찬가지로 눈 앞의 아리아케(有明) 해로부터 북상하였다고 한다면 분명 이곳 다케하라(竹原) 지구 부근에 상륙하였을 것이다.
또한 와니다이묘진((鰐大明神) 와니텐만구(王仁天滿宮) 기원비(祈願碑)의 기록에 의하면 일본의 역사 사료인 고서기와 일본서기에 왕인박사는 285년에 오진천황의 초빙으로 백제에서 건너와 논어 10권, 천자문 1권을 현상하였고 황태자의 학문적인 스승이 되어 경전 등을 가르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왕인박사를 학문의 신으로 추앙하고 있으며 왕인박사 현창공원에서는 박사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학업성취를 기원하는 장으로 기념비를 정비하였다. 기원비의 디자인은 왕인박사 초상화의 예모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대한민국의 경관을 특징짓는 소나무와 벚꽃, 호문목이라고 불리우며 학문과 관련이 깊은 매화가 심어져 있다. 기념비는 와이신사 경내에 안치되어 있는 왕인천만궁의 석사방향으로 향해있다. 또한 이곳 왕인박사 현창공원에는 백제문(百濟門)이 있는데 왕인박사 현창공원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공원내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을 현창공원과 와니신사(왕인천망궁)으로 안내한다.
왕인박사를 매개로 간자키시와 교류가 있는 대한민국 영암군에는 박사를 모시는 왕인박사 유적지가 정비되어 있으며 그곳에는 백제문으로 명명된 문이 있다. 왕인박사 현창공원에도 대한민국 영암군의 지원을 통해 한국의 소재와 장식 등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사용한 같은 규모의 백제문이 건설되었다. 백제문은 간자키시와 영암군 간의 우호를 상징하며 후세에 계승함으로써 한일 양국 우호교류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제문은 대한민국의 목수, 화공, 석공, 도장공 등 각 기술자의 노력으로 2018년 3월에 준공되었다.
세 번째 방문한 곳은 일본의 요시노가리 역사공원이다. 요시노가리 역사공원은 약 700년 동안이나 이어진 야요이시대의 유구(遺構)와 유물(遺物)이 발견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이다.
취락이 최대 전성기를 맞이한 야요이시대 후기 후반 (3세기경)을 복원정비 대상시기로 정하고 지금까지 발굴 조사한 성과를 토대로 복원 정비시행하고 있는 지역이다. 야요이시대 전기는 기원전 5세기∼기원전 2세기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야요이시대 중기는 기원전 2세기∼1세기로 수장을 매장하는 분구묘와 옹관묘열을 사용하였다. 야요이시대 후기는 1세기∼3세기로 북내곽. 남대곽의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들 내관에는 제전이나 망루 등 대형건물이 등장하여 요시노가리의 최대전성기기 되었다. 남내곽(南內郭)은 요시노가리의 ‘나라’의 대인들이 살면서 ‘나라’의 정치를 집행하던 장소로 생각된다. 요소마다 망루가 있으며 광장을 중심으로 ‘왕’이나 ‘대인’의 수혈주거와 조리실 및 집회의 건물이 있다. ‘대인’들 중에서 최고 권력가 ‘왕’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북내곽(北內郭)은 요시노가리 취락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신성한 장소로 당시 정사를 돌보던 곳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제전을 비롯하여 9채의 건물이 복원되어 있다. 이곳을 현장 답사한 것은 지난 2023년 4월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영암군 삼호읍 나불도에 건립하기로 결정됨에 따른 것이다. 고대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 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이다. 마한에는 54개 소국이 있었으며 1만여가(家)의 집단 규모가 있었다. 영암군은 마한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한문화공원을 조성했다. 그리고 고대 정치 집단의 역사문화를 복원하고 연구할 기관도 유치하였다.
11월 3일 오전 10시 일본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왕인묘에서 우승희 영암군수, 후시미다카시 히라카타시장, 한일친선협회 카와무라타게오 회장을 비롯하여 참배단은 묘전제을 모시었다. 전왕인묘(傳王仁墓)는 오오사카부 사적 제13호(1938)로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왕인박사는 1600년 前 百濟阿莘王(백제아신왕)때, 日本國應神天皇(일본국응신천황)의 초청을 받아 천자문과 논어를 갖고 일본에 오시어, 황실의 사부(皇室 師傅)로, 학문과 경사(學問 經史)를 전수(傳受)하시여, 일본 문화의 원류 飛鳥(아스카)文化의 시조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위대한 학성(學聖)으로 崇仰(숭앙)받고 있다.
王仁墓(왕인묘)는 1938년 大阪府史蹟(대판부사적)으로 지정되었다. 1988년 5월 사적지정(史蹟指定) 50주년을 기념하여 (사)한일문화친선협회가 묘전에 제단, 향로, 화병을 봉헌하였다. (사)한일문화친선협회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하여 2004년 4월 백제문건립추진위원회를 왕인박사 유적지인 영암에서 발기하여 동년 7월 히라가다시 왕인묘전에서, 한일 양국의 문화친선협회임원(文化親善協會任員) 합동추진총회(合同推進總會)를 갖고 동년 10월 한일 양국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왕인총환경수호회(王仁塚環境守護會)가 주관해 백제문 건립허가를 대판부교육위원회(大阪府敎育委員會)에 신청, 2005년 1월27일 건축허가를 받았다. 2006년 3월 5일 기공식을 갖고, 동년 10월14일 왕인묘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건축양식으로 역사적인 백제문을 준공하였음을 천지신명께 고하였다. 이 백제문에 소요된 모든 자재와 목재, 기와, 돌 등은 옛 백제땅인 전라남도에서 운송되었으며, 특히 기와에는 무궁화꽃과 백제왕인상이 새겨져 있다. 백제문은 2006년 3월 6일 (사)한일문화친선협회와 일한문화친선협회가 대판부교육위원회(大阪府敎育委員會)에 기증하였으며 동년 2006년 10월14일 준공하였다고 기록되어있다.
네 번째 방문한 곳은 미치노에키 야마토지 헤구리다. 일본 국도변에 자리 잡은 휴게소를 ‘미치노에키’라고 한다. 각 지역의 미치노에키는 지산지소(地産地消)로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은 현지에서 소비하라’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직매장 문화 공간 등 지역특색을 살린 다양한 시설들이 존재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시설을 하고 주로 민간이 운영하며 지역에서 나는 각종 농산물과 가공품을 팔며,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지역민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는 영암의 마트에서 로컬 푸드 판매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
끝으로 1600년 전 왕인박사는 오늘의 문을 열어주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그 정신을 계승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 볼 때이다. 이번 왕인박사 묘전제 참배를 위한 일본 방문은 계획된 일정이 있었다. 그러나 첫 번째 방문한 곳은 다케오도서관,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왕인박사현창 공원이며, 세 번째 방문한 곳은 요시노가리 역사공원, 네 번째 방문한 곳은 로컬푸드 판매장인 미치노에키이 야마토지 헤구리이다. 이곳들은 영암에 현재 진행중이고 앞으로 해야 할 사업이다. 이런 아이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정을 변경한 것은 ‘혁신으로 도약하는 더 큰 영암’을 실현하기 위한 우승희 군수의 의중이 담긴 것이다. 또 참배단 구성원이 어느 해보다 원만하였고 현지답사도 일회성 관광이 아닌 생산적인 탐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묘전제 참배단을 각계 요인으로 구성하여 왕인박사의 학문적인 소통과 상생을 실천의 기회로 삼는다면 지역의 경쟁력을 도모하는데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해볼만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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