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관심과 온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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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관심과 온정을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이제는 하도 많이 들어서 식상할 대로 식상한 말 가운데 하나는 ‘저출산 고령화’와 ‘지방소멸’이라는 말이다. 자꾸 듣다 보니, 또한 그러면서도 뾰쪽한 해결 방법은 보이지 않아 급기야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지?’ 하는 자조 섞인 반응도 하게 된다.
한국 사회는 지금 저출산이 가져올 즐겁지 못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어느 분야가 되었던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고 있는 중이다. 정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6년부터 지난 15년 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사용한 예산이 380조 2,000억 원이나 되지만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78명(출생아 수 249,186명)으로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OECD 선진국 중 맨 꼴찌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인구가 줄지 않는 방법은 출산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이 사망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구 감소를 줄여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역시 정책적으로 고려하고 또 적절한 예산이 투입 되어야 할 문제이다.
여러 가지 사망 원인 중에서도 자살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자살(自殺)이란 생명체가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일이다. 이렇게 비통한 자살을 결행하는 이유가 다양하고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논리 때문에 자살 문제를 소홀히 해온 것이 아닌가 반성해 볼 때이다.
2022년 통계청 기준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 전체 숫자는 12,906명으로 이는 하루 평균 36명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다(물론, 2011년 15,906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5년이면 해남군이 하나 사라지고 10년이면 나주시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OECD 평균인 11.5명의 2배가 넘는 수치이며 이웃 일본보다 1.5배 높고 미국보다는 2배, 최하위를 기록 중인 튀르키예나 그리스보다는 10배가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유엔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선진국 대한민국의 초라한 모습이고 수치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노인층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이다. 74세 이하가 81.1명, 74세 이상은 160명이 넘는다. 충격 그 자체이다. 원인은 노후 빈곤과 노인학대 등으로 나타났다.
영암군이 올해 1월에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2023 자살예방시행계획’에 따르면 관내에서 2021년 한 해 모두 16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이는 인구 10만 명당 30.2명을 기록하여 전국 평균보다 높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자살률이 48.6명이고, 그중 70대의 자살률이 48.5명이라는 것이다. 월별로는 가족의 달인 5월에 5명이 사망하여 전체 3분의 1이나 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영암군은 인구가 5만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자살률을 산출하면 비율이 높게 나오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13,000명이나 되기 때문에 자살 문제를 소홀하게 취급할 일은 아니다. 더구나 영암군은 이미 노인 인구 비율이 27%가 넘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노인 자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많이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간답게 살아가기가 힘이 드니 스스로 소중한 목숨을 끊겠다는 모진 맘을 먹는 것이 아니겠는가? 특히 노인들이 고독하지 않도록 자식, 형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들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과 온정을 보여주자. 필자도 이글을 마치자마자 혼자 계신 어머니,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드려야겠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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