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가운데 영암군과 전남도만큼 바둑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실제로 전남도는 한·중·일·대만 등 국내·외 프로기사와 어린이 등 1천100여명이 참가하는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2014년부터 매년 영암·강진·신안군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다. 비록 백지화되기는 했으나 월출산 천황사지구에는 한때 바둑테마파크 조성계획이 세워져 추진되기도 했다. 영암군 역시 월출산 氣찬랜드 내에 氣건강센터를 리모델링해 ‘조훈현 바둑기념관’을 건립했다. 1층에는 5개의 상설전시실과 강의실, 수장고 등이 있고, 2층에는 기획전시실, 아날로그 및 디지털 바둑체험실, 영상실이 각각 배치되어 있다. 조훈현 국수는 이곳에 상패, 상장, 트로피 등 총 700여점을 기증한 바 있다. 기증품 가운데는 1989년 열린 제1회 응씨배 세계선수권 바둑대회 우승트로피 등 200여점이 비치되어 있는 바둑의 명소이기도 하다.
국립바둑연수원 건립이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어 영암군에 건립된다면 바둑문화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영암군과 전남도가 선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바둑은 집중력 등 두뇌개발 뿐만 아니라, 상호예의와 상생을 배우고, 건전한 여가에 좋은 최고의 스포츠인 만큼 정부 역시 국립연수원 등 바둑 관련 인프라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만 짚어야 할 일은 국립바둑연수원 유치가 ‘유치’로만 끝나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있는 조훈현 바둑기념관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만 덩그러니 지어놓고 방치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국립바둑연수원을 유치하면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지 미리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氣찬랜드 내 회문리 일대가 또 부지로 거론된 점도 참으로 마뜩찮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