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 영암 자영업자·알바생 모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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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시대… 영암 자영업자·알바생 모두 한숨

내년 최저임금 1만30원 의결
고용주 “인건비 감당 안 돼”
알바생 “근무시간 줄까 걱정”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9860원에서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되면서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모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30원으로 의결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렸다.

2025년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 주 5일 일을 했을 때 주휴시간 35시간을 포함해 월급은 209만원을 받게 된다.

인상률 1.7%는 지난 2021년의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치지만 9000원대에서 1만원대로 인상에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대상 최저임금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8%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1~3%라도 오르면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을 해고를 고려할 것이란 응답도 9.8%에 달했다.

영암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고물가, 고금리에 힘든 상황에도 지역 청년들을 고용하며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1만원은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다”며 “농촌 편의점은 저녁만 되도, 날씨만 흐려도 손님이 없어 도시와 비교해 매출이 많이 낮은데, 최저임금은 똑같이 적용되니 인건비가 매출에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 임금 설정을 해줬으면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현저히 낮아 실질적으로 임금 삭감이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호읍 한 음식점 아르바이트생은 “시급은 매년 100원 단위로 오르는데 식당 메뉴는 몇 천원씩 비싸지는 것 같다”며 “170원 오른 것을 이유로 음식 가격이 또 오를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은 도시와 달리 알바 자리도 많지 않아 원하는 알바 찾는 것도 힘들다”며 “사장님들이 높아진 시급 때문에 근로 시간을 단축 시키거나 사람을 안 뽑는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피해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코로나 지원 정책의 영향 등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자영업 등 폐업자 수가 작년 급격히 늘어 100만 명에 육박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는 오는 8월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아르바이트 | 최저임금 |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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