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사육한 돼지·닭·계란·소(육우·젖소)·오리·염소 등 7종류에 대해 국가가 인증하고 동물복지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대해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로 2012년부터 시행 중에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증 가축인 오리·염소를 사육하는 농가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젖소·돼지·한우 농가도 각각 29·26·12개 수준으로 전체 농가 대비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정부는 동물복지축산인증농가에 대해 수출 판로 지원, 컨설팅 등을 할 수 있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복지농가에서 생산되는 가축 수를 비롯한 내수·수출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채로 수출 판로 지원 및 컨설팅을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해당 조항이 실효성이 없는 셈이다.
특히 동물복지농가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장점이 없어서이다. 동물복지 농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방목 또는 무리 사육을 해야하며 각 가축별로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그러나 농장주는 시설 개선을 위한 많은 비용과 여유로운 우리 환경 조성으로 사육 두수를 줄여야 하는 부담을 받게 된다. 또한 인증을 받더라도 농가가 얻는 혜택이 없어 동물복지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
동물복지 가축에 대한 도축 장소도 부족한 실정이다. 동물복지 도축장은 돼지 5개, 닭 4개,소 3개로 총 12개로 염소·오리 도축장은 전무하다. 이마저도 소 동물복지 도축장은 경매시스템이 없거나, 있더라도 일반과 친환경 종류 등으로 구분할 뿐 동물복지 가축에 대해서는 분류하지 않고 있다. 무안군에서 한우 동물복지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정작 도축할 장소가 없어 출하가 제한됨에 따라 일반 소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라며 운영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향후 동물복지 수출 판로 제한도 문제이다. EU는 2027년까지 동물복지 환경에서 사육하지 않는 가축에 대해 수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소고기·돼지고기 수출 시장은 향후 수출 판로를 잃을 우려가 있다.
서삼석 의원은 “동물복지를 통한 가축 사육이 전 세계적인 흐름임에도 정부 정책과 법은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컨설팅을 수행한다고 하는데, 수입·수출 실태와 도축장의 애로사항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출 판로 지원과 같은 전략을 세울지 의문이다 ”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의원은 “정부가 동물복지농가에 대해 사후조사를 수행함에도 도축 후 경매 제도와 같은 애로사항을 청취하지 못했다는 현 실태는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방증이다”라며, “동물복지인증제의 성공적인 정책 안착과 향후 축산 무역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물복지농가에 대한 실태 파악과 제도적으로 직불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