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화축제 이젠 존폐의 득실 따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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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출산국화축제 이젠 존폐의 득실 따질 때다

‘2024 월출산 국화축제’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막을 내렸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이고, 흐지부지 끝났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 같다. 당초 일정은 10월 26일부터 11월 10일까지였다. 하지만 24일까지 국화작품을 연장 전시하기로 한 차례 결정한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31일까지 국화꽃 전시와 야간조명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모두가 기상이변에 따른 온화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축제기간 활짝 피어야할 국화가 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축제장내 관광안내소와 음식점 등은 모두 철거한 상태여서 두 차례나 전시를 연장했음에도 올 축제 역시 ‘국화꽃 없는 국화축제’로 막을 내렸다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영암군은 최근 보도 자료를 내고 올 축제에 관광객 18만4천여명이 다녀갔고, 온라인 포털 검색량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10월의 ‘전국 축제 트렌드 지수’ 3위에 올라 남도 대표 가을축제임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레이저와 포그머신을 활용해 환상적인 북극의 밤하늘을 재현하는 ‘월출산 오로라(AURORA)’가 매일 열려 큰 인기와 찬사를 받았고, 氣찬랜드 물놀이장에 설치된 폭포 일루미네이션 등 오색 야간조명이 더해져 가을밤을 낭만으로 물들였다고도 했다. 또 주무대에서는 ‘국화 콘서트’ 등이 열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으나, 정작 국화꽃이 피지 않은 축제장에 실망하며 발길을 돌렸을 관광객들 마음까진 헤아리진 못한 것 같아 매우 아쉽다. 남도 대표 가을축제 운운하기엔 낯부끄럽다는 뜻이다.

올 국화축제 소요예산은 무려 16억여원에 이른다. 국화작품 등의 생산비용만 10억원이 넘는다. 지역농가가 국화를 생산해 납품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20농가가 채 못 되고 지급액도 2억9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거의 없는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최근 들어 기상이변 때문에 개화시기를 제대로 맞추기 어려워 국화꽃 없는 국화축제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한때 전남도내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개최했던 국화축제는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화순군은 가을꽃축제로, 해남군은 미남축제의 한 주제로 개최했다. 영암군도 이젠 축제의 존폐에 따른 득실을 따질 때인 것이다.

민선8기 들어 각종 보조금을 삭감하면서도 영암지역 곳곳에선 축제와 행사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열리고 있다. 특히 10∼11월에 열리는 축제 및 행사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월출산 국화축제부터 지속해야할 축제인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소요예산은 무려 16억여원 | 월출산국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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