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책사업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타 지자체에 앞서 발 빠른 유치전에 나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국립민속씨름원도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고, 파급효과도 큰 사업인 만큼 소기의 성과를 꼭 거두기를 바라는 바이다. 다만 이 사업이 전임 군수가 추진했다가 사업이 확정되지도 못한 채 끝났던 ‘민속씨름역사문화공원’ 사업과 기시감이 드는 점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임 군수가 영암 출신 장관과의 인연만 앞세워 의욕적으로 나섰을 때 보여준 창원시(마산 진해 창원 통합시)의 움직임도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다. 창원시는 천하장사 이만기, 강호동 등이 훈련했던 장소가 그대로 남아있는 등 씨름 관련 역사와 전통, 문화자산이 풍부한 곳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원시는 당시 씨름을 지역대표 문화자산으로 육성해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500억원 규모의 '씨름의 성지, 창원'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씨름의 고장, 마산'의 명성을 '씨름의 성지, 창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지금 창원시도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섰는지 명확하진 않으나, 씨름 관련 저변이 거의 전무한 영암군으로서는 그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또 하나 국책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는 일까진 바람직하나 기관만 유치해놓고 이를 활용하지도 못하는 작금의 현실은 되돌아볼 일이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나 가야금산조기념관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월출산 생태탐방원이나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등 타 기관이 건립하는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려는 세심한 계획을 세우는 일조차 힘겨워 보이는데 국책사업이니 무작정 유치하고 보자는 식은 지양할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