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밥상’, 2호점 보다 상생방안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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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찬밥상’, 2호점 보다 상생방안이 먼저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되는 ‘기찬밥상’을 둘러싼 논란이 큰 모양이다. 중식시간 고정 수요층인 공무원과 일반직장인, 그리고 주민 등이 줄지어 이용하면서 성업 중인 반면, 인근 식당은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그 주요 골자다. 저렴한 가격에 ‘집밥’처럼 맛있는 점심을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북새통을 이루는 반면, 기존 식당은 운영난이 가중되어 문을 닫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니 그냥 넘길 일이 아닌 듯하다. 더구나 영암군은 영암읍의 기찬밥상이 “매년 수십 명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삼호읍에 2호점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다. 공공사업이 성과가 큰 만큼 확대 시행은 일견 당연할지 모르나, 기존 식당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면 가벼이 넘겨선 안 된다. 공공사업의 목적 달성만 고려할 일이 아니라, 민간의 동종업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상생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영암군은 공공재원을 기반으로 급식, 도시락, 세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형 사업단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시장형 사업단 인프라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운영 중인 기찬밥상은 그 중 하나로, 고령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급식시설이다. 특히 채용된 노인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어 운영 시작과 함께 ‘맛집’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심 때 길게 줄을 서도 이용이 어려울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우승희 군수가 민선8기 군정시책 가운데 효도복지 분야에서 어르신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생산적 복지시책의 대표적 성과로 꼽는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영암군민신문>이 기찬밥상 운영실태를 꼼꼼히 따져본 결과 당초 목적인 고령층 일자리 창출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한다. 기찬밥상의 실제 종사인원은 11명으로, 조리사 8명(일부 1일8시간), 주차요원 1명, 홀 서빙 2명(1일2~3시간) 근무에 불과했다. 당초 노인 20명 고용을 목표로 했으나 식재료 가격상승과 운영비 증가로 고용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 끼 8천원의 ‘공공급식소’가 생겨나면서 인근 식당들에는 막대한 악영향을 줬다. 주말과 휴일 문 여는 식당을 늘리겠다며 군비를 지원하고 있는 영암군의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에 비추어도 기찬밥상은 엇박자다. 삼호읍에 2호점을 내기 전에 상생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운영 방식을 바꿔 인근 식당들과 협업하는 방식이나, 틈새 시간대 운영 방식, 특정 취약계층 대상 운영 방식 등이 그것이다. 공공사업인 만큼 그 시행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다른 쪽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책을 세우는 일이야말로 ‘혁신 영암군정’의 참모습일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기찬밥상 | 노인 일자리 창출 | 상생방안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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