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람 - 「면장, 가라사대」 펴낸 문길만 전 시종면장
검색 입력폼
 
인터뷰

□ 이사람 - 「면장, 가라사대」 펴낸 문길만 전 시종면장

시종면민과 3년 동안 소통하며 나눈 속 깊은 얘기들 엮어 책으로 출간
지난해 말 퇴직…“33년 공직생활 중 가장 소중하고 가슴 뜨거운 시간”

전 시종면장 문길만
문길만 전 시종면장이 시종면민들과 3년 동안 소통하며 나눈 속 깊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을 최근 출간했다.

「면장, 가라사대」(영은사 刊)를 펴낸 문 전 면장은 시종면 출생으로, 지난 1991년 공직에 첫발을 내딛은 후 시종면 총무팀장과 면장 등을 역임하는 등 고향에서만 5년 넘게 근무하는 행운을 누렸다. “시종면 총무팀장과 면장 재임기간이 가장 소중하고 가슴 뜨거웠으며 고귀한 시간들”이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시종면에서 5년 넘는 기간 고향 선후배들과 후덕한 면민들, 그리고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향우들의 응원과 관심이 크나큰 에너지원으로 작용했다”며 감사와 고마움을 거듭 표시하기도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인연을 소중하게’라는 부제를 단 첫 장을 시작으로 모두 87편에 이르는 이야기들은 지역 지도자 및 면민들과 진솔하게 대화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마음들을 한데 모으려는 간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토대는 시종면장으로 부임한 2016년 1월부터 손수 작성한 인사말 자료를 담은 육필원본메모지들. 문 전 면장은 “이를 기초로 3년 전부터 직접 입력하고 정리해 정년이 임박한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책 출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느 해 보다 뜨겁고 비가 잦았던 지난여름과 가을에 걸친 수개월간의 디자인 구상과 편집 및 수정으로 11월 탈고했으나 매끄럽지 않고 투박한 한지처럼 미완으로 여겨져 막상 책으로 펴내기가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완성이라는 아쉬움 등 여러 어려움을 뒤로하고 기록의 가치를 핑계 삼아 출간을 감행했습니다.”

시종면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는 책 「면장, 가라사대」의 서문을 통해 문 전 면장은 “2016년 부임하며 고향 시종면에 대한 대외적, 행정적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회의와 행사 때마다 배려와 양보, 나보다 지역을 먼저 생각하기, 이미지 개선 등을 인사말에 꼭 넣었다.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해주고 변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라고 회고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면민들의 일체감과 자긍심을 한껏 드높이기 위한 ‘마한의 고장 행복한 시종’ 슬로건 선정과 면민의 날 행사, 재경시종면향우회 총회, 폭설로 주택이 붕괴된 장애인 부부를 돕기 위한 모금을 통한 신축주택 입주 등을 꼽으며, “지역의 작은 역사로 남을만한 일”로 추억했다.
또 매월 개최한 마을대표들과의 만남, 기관단체장들과의 주기적인 소통, 사회단체들의 훈훈한 지역사회 활동도 빼놓지 않았고, 어르신들의 환경개선 활동과 문체위의 적극적인 지역행사 추진, 방재단의 도로제설활동, 방범대의 안전보건활동, 새마을과 여성단체들의 봉사활동, 청년회원들의 책임 있는 역할 등에 대해서도 감사를 잊지 않았다.
‘시작(始)부터 끝(終)까지 한결같다’는 시종여일(始終如一)을 연상시키는 시종면은 영산강과 삼포강을 젓줄삼아 마한의 역사가 살아있고, 드넓은 간척지와 황토개간지를 보유한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안정적인 농업소득이 확보된 곳으로, 역사적 자연적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문 전 면장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시종면 곳곳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희미해진 옛 지명 찾기 노력과 함께 개략적인 위치를 표시한 자료도 책에 담았다.
예컨대 시종면의 옛 지명인 9두(頭) 7봉(峯) 3포(浦) 3교(橋)로, 9두는 누에머리, 쇠머리, 방머리, 통머리, 닭머리, 여시머리, 철머리, 구름머리, 암소머리, 7봉은 성틀봉, 진봉(옥녀봉), 태산봉, 남산봉, 계산봉, 천상봉, 태정봉, 3포는 남해포, 계산포, 창진포, 3교는 복새다리, 한다리, 사개다리 등을 찾아 표시했다.

문 전 면장은 “1년여 동안 노력으로 군지와 면지, 마을 유래지를 기초로 노인회 회원 및 선배들의 기억을 참고하고 현지를 답사해 옛 지명을 찾고 위치를 관내도에 표시했다”면서, “하지만 자료 부족과 지리적 환경변화 등으로 22개 지명과 위치 확실성을 보증하기엔 미흡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문 전 면장은 시종면 연소리에서 태어나 종남초교와 시종중을 나와 광주일고, 전남대 공대를 졸업했으며, 전남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1991년 7급 공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팀장과 예산팀장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2009년 도시경관팀장으로 근무 당시에는 영암군의 랜드 마크가 된 '월출산 氣찬랜드'라는 이름을 창안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내 받은 상금은 군민장학기금으로 기탁했다. 2014년 7월 기업도시사업소장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의회사무과장, 축산과장, 문화시설사업소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말 정년퇴임 했다. 특히 2001년 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시종면 총무팀장, 2016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시종면장으로 재임하는 등 5년 넘는 기간 고향 시종면을 위해 봉사했다.

문 전 면장은 ‘고향면장 3년의 회노애락(喜怒哀樂)’에 대해 “일과 봉사로 고향의 과거를 태 자리 삼아 현재를 숨 쉬고 미래를 생각하는 하늘이 주신 기회를 얻은 즐거움(喜)이 있었던 반면, 절제하지 못한 열정의 결과로 건강이상 진단에 따라 다소 무뎌진 생각과 활동력을 스스로 감내(怒)해야 했다”면서, “제도적 한계와 환경적 제약, 역량의 유한성 등으로 미루고 보류되는 면민욕구 등을 숙제로 남길 수밖에 없었으나(哀), 대단한 걸작은 없어도 미래 희망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마중물을 찾는 진솔함은 졸작만은 아니었던 것은 즐거움(樂)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 이춘성 기자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문길만 전 시종면장 | 면장, 가라사대 | 출간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