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불도-마한문화공원 수소여객선 사업 제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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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 나불도-마한문화공원 수소여객선 사업 제대로 될까

주민도 안 찾는 낙후 관광지 잇는 여객 사업 논란
영산강 옛 뱃길 복원 명목 지역소멸금40억원 투입
30인승 규모, '탄소 무배출 여객선 건조 계획' 발표
주민들, “지금도 관리 안 되는데, 운영비만 늘어날 것”

영암군이 ‘지역특화 친환경 시스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2027년까지 40억 원의 지역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해 수소여객선을 건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업 실효성과 예산 운용을 둘러싼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여객선 건조에는 대불국가산단의 친환경 선박제조기업 ㈜빈센, (유)이원마린, ㈜마스터볼트코리아와 전남테크노파크가 참여하며, 영산강 나불도에서 시종면 마한문화공원까지 운항한다. 영암군은 이를 통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 선도, 지역 조선산업 체질 개선, 생태.역사문화 관광 활성화 등을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소여객선은 전장 17m, 30인승, 25톤 규모의 완전 탄소 무배출형으로 건조되며, ㈜빈센이 개발한 100kW급 수소연료전지, 70kW 추진모터 2기, 92kWh 배터리 4기가 탑재된다. 영암군은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전환-역사문화관광-생태 체험’을 아우르는 새로운 관광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업 대상지인 나불도와 마한문화공원은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의 발걸음도 끊긴 채 심각한 낙후 상태에 놓여 있어, 이러한 계획이 과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불도는 1980~90년대 연간 백만 명이 찾던 전남권 대표 근교 유원지였지만, 현재는 잔디밭엔 잡초가 무성하고 풀장과 보트장은 방치돼 쓰레기만 떠다니는 상태다.
마한문화공원은 고대사와 마한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조성됐지만, 문화유산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방문객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공원 내에 조성됐던 레일바이크는 철거가 진행 중이며, 한동안은 넓은 부지가 지역 파크골프협회의 연습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한 건조 이후 운영과 유지관리 비용은 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영암군이 제시하는 관광 활성화 효과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달성될 수 있을지, 구체적 활용 계획과 안전.운항 관리 체계, 장기적 유지비 부담에 대한 설명 또한 부족한 상태다.
한편, ㈜빈센은 수소레저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여객선 추진 시스템 공급과 설계, 기술자문을 맡으며 국산형 수소 선박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유)이원마린은 수소연료전지 여객선 건조를 담당하고, 전남테크노파크는 사업 운영 총괄, 영산강 항로 수심 측량, 친환경 소형선박 협의체 구성 등을 맡는다. ㈜마스터볼트코리아는 선박 전기.배터리 통합관리 기술을 지원한다.

영암군은 수소여객선 제작 과정에 대학생 현장실습과 청년 기술인력 양성을 연계해 지역 기술을 축적하고, 대불국가산단 조선업의 친환경.스마트 전환을 견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승희 군수는 “지역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건조될 수소여객선은 지역 미래를 밝힐 다양한 가치를 집약하고 있다”며 “성공적 건조와 운영으로 산업.관광.일자리를 아우르는 혁신의 새 모델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은 “군이 내세우는 역사문화관광 및 에너지 전환 효과가 실제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며, 운영비 부담은 결국 군 재정에 전가될 것”이라며 “사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암군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이므로 향후 운항 계획과 관광.교육 프로그램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주민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수소여객선사업 | 나불도 | 마한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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