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F1, 영암의 미래 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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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F1, 영암의 미래 담겨야

김명전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영암 F1, 그랑프리(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가 막을 내린지 벌써 한 달 여 의 시간이 흘렀다. 대회는 끝났지만 뒷말은 무성하다. 정부는 이번 대회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감사원의 감사를 실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F1은 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와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다. 한국 그랑프리 역시, 전 세계 6억 명이 TV를 통해 시청할 만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았다. 당초에는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했을 만큼 우려했던 시각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관중 동원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그나마 다행이다. 마지막 결승전은 8만 여명의 관람객이 입장해 한국 프로스포츠 경기사상 최다 관중을 동원하는 기록도 세웠다. 그렇지만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그럭저럭 잘했다고 덕담하고 박수치며 넘어갈 일은 아니다. 다음 대회는 이번에 있었던 여러 가지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고 더 성공적으로 치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F1 박수치고 넘어갈 일 아니다
물론, 대회를 주관한 전남도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 그랑프리 유치 첫 대회인 만큼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당초부터 힘에 부치는 국제행사였다. 세계 3대 행사로 널리 알려진 F1 국제대회를 시설공사에서부터 대회운영까지 지자체가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88서울올림픽을 비롯해, 2002년 한·일월드컵 등 국가적 차원에서 개최한 국제적인 스포츠경기가 대부분 모든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국제행사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행사의 규모나 특성에 맞추어 보다 치밀한 준비와 함께 국익을 극대화하는 총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 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나 관련기업이 적극 나서주어야 한다. 앞으로 추진할 후속사업도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F1은 국익차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종목의 하나로 육성할 가치가 충분하다. 정부는 전남도가 J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관광도시 조성과 F1경기장 주변의 428여㎡ 에 건설하고 있는 모터스포츠도시(삼포지구) 조성사업도 차질을 빗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삼포지구는 2021년 까지 1조 8715억 원이 투입되어 모터스포츠 연구개발센터와 자동차부품단지들이 들어설 계획이다. 현대 ·기아자동차 등 관련 기업들도 ‘궃 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으로 방관할 것이 아니다. 영암F1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세계 빅5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열린 대회여서 산업과 스포츠를 결합하여 잘 활용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의 브랜드가치 제고 등 세계 시장개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관련 산업분야도 세계시장에 진출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다.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주길 바란다.
정부와 관련기업 적극 나서야
아울러, 영암F1에 영암은 있었는가? 영암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에 영암과 영암군민은 과연 주인의 자리에 있었는지 질문하고 싶다. 아무리 화려하고 유명한 국제대회라도 군민의 참여 기회가 없었다면 대회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대회의 성과에 따른 혜택도 영암군과 군민에 1차적으로 돌아오는 것이 순리이다. 영암에는 월출산을 비롯한 빼어난 자연경관과 왕인유적지, 한옥마을 등 문화유산들이 많다. 이것들을 잘 결합하여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든다면 영암이 세계인의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영암F1이 이름만 영암이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최남단 지역사회 영암, 세계로 향하는 영암의 꿈과 미래가 담겨있어야 한다. 그와 더불어 호남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한다면 다음대회는 전화위복의 대성공을 거두어 대한민국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영암의 꿈과 미래가 담겨야
정부의 감사결과가 나와야 상세한 문제점을 알 수 있겠지만, 대회의 결과만을 놓고 공무원 몇 사람 징계하는 감사라면 의미가 없다. 그 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부터 먼저 짚어 볼 것을 주문하고 싶다. 정부는 국가브랜드위원회까지 만들어 국가이미지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런 국제대회 하나 제대로 치루지 못한다면 무엇으로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관리할 것인가. 명성을 쌓는 것은 어려워도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영암 F1 경기의 결산이 주는 시사점을 지자체나 정부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국가이미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대회인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냉정하게 평가하고 상응하는 개선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김명전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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