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 잠이 잘 와요, 영암군민이어서 행복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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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면 잠이 잘 와요, 영암군민이어서 행복하고요”

영암읍 역리2구 이장 한 은 화 씨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봉사활동을 하고나면 잠이 잘 와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주선했다가 다른 마을 이장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다시는 안 해야지 결심하면서도 그 때 뿐이데요. 결국에는 또 봉사활동에 나서게 되니까요. 첫째는 남편과 두 아들 등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둘째는 영암군민이어서 너무나 행복해요.”
영암읍 역리2구 이장 한은화(53)씨. ‘왜 봉사활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남들보다 더 건강하게 태어났으니 돕고 싶을 뿐”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역리2구는 98가구에 주민은 450여명쯤 된다. 상가를 끼고 있지만 주민 대다수는 노인, 특히 할머니들이다. “다른 동네처럼 홀로 사시는 분들이 많아요. 자신의 처지를 잘 드러내려하지 않기 때문에 틈틈이 안부를 살피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싶으면 동네 상가 독지가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어요. 영암A마트 사장님의 경우 요청할 때마다 흔쾌히 응해줘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박 치과 등 다른 상인들도 큰 도움을 줘요. 이분들 덕분에 제가 이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봐야지요.”
한은화씨가 역리2구 이장을 맡은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여성이장이면 화제가 됐던 때이기도 하다. 이때부터 내리 8년 동안 동네일을 도맡고 있는 한은화씨는 마을 운영에 필요한 제반경비의 경우 상인들의 도움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예 본인이 부담하지 결코 노인들이 거의 전부인 동네 사람들에게 떠넘김이 없다. “5천원 쓰고 인심을 잃느니 1만원 쓰고 인심 얻어라”고 늘 말하는 남편의 격려와 ‘외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한은화씨는 이말 끝에 “남편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써달라고 했다).
한은화씨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은 두 아들이 중·고교에 다닐 때부터 시작됐다. 자모회 활동과 영암중·고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아 10여년 동안 학교와 지역발전에 솔선했다. 2003년부터는 월출산국립공원의 숲 해설가로, 매년 여름 피서철이 되면 탐방객들을 위한 ‘차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암읍 이장단 사무국장, 영암군 문화관광해설가, 주부교실 부회장 등 가진 직함만 펼쳐 봐도 한은화씨의 봉사활동 폭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봉사활동을 하는데 왜 어려움이 없겠어요. 한번은 우리 동네에 생활이 정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이 있어 영암A마트의 도움을 요청해 지원했는데 다른 동네 이장한테 심한 질책 아닌 질책을 받았어요. 그 땐 미안하다는 마음과 이제 그만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데요. 하지만 그 때 뿐이었죠. 생활이 어려워 도와줘야 하는 분이 내 주위에 있는데 어떻게 외면하겠어요?”
한은화씨가 여러 봉사활동 가운데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된 일로 여기는 것은 바로 영암군 문화관광해설가 역할이다. 명산인 월출산국립공원과 영암군의 유적지들을 소개하고 있노라면 저절로 신바람이 날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영암군 문화관광해설가로서의 한은화씨의 역할은 종종 영암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오르내릴 정도다. 영암과 월출산 ‘알림이’ 역할 뿐 아니라 농·특산물 홍보, 왕인박사 사이버 학생백일장 등 군정시책에 대한 홍보까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내용들이다.
한은화씨는 마을일 보랴 봉사활동 하랴 분주한 가운데서도 틈틈이 종합사회복지관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가죽공예를 배우고 있다. “우리 영암은 관광천국이자 복지천국인 것 같아요. 사시사철 뚜렷하지, 치안 잘 되어 있지, 더구나 원하면 어떤 취미생활이든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영암군민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바로 인근 동네인 나주가 친정집이지만 이젠 완전한 영암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한은화씨의 봉사하는 삶의 자세가 상쾌하기 그지없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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