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 무화과 영농조합법인’ 김선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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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에덴동산 무화과 영농조합법인’ 김선호 대표

국내 최대 규모의 무화과 시설재배농장인 삼호읍 산호리 ‘에덴동산 무화과 영농조합법인’(대표 김선호)에서는 지금 낮과 밤이 바뀐 지 10여일이 지났다. 육즙과 당도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무화과 수확을 위해 밤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꼬박 밤을 지새워야 하기 때문이다.
에덴동산의 무화과 시설재배농장은 드넓은 영산강 간척지 3ha를 활용해 만든 단지로, 1만여평 대규모를 자랑한다.
삼호읍을 중심으로 전국 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영암 무화과는 637농가가 315ha에 재배해고 있는데 이중 26ha가 시설재배다.
특히 에덴동산의 무화과 시설재배농장은 비단 삼호읍에서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규모이자 무농약인증(2008년)을 받은 선도농장으로, 전국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농민들이 찾는 벤치마킹의 명소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10여일 전부터 주로 야간을 이용해 무화과 수확작업을 하는 이유는 하우스 안이 밤인데도 가만히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무덥기도 하려니와 이름 그대로 ‘꽃’인 무화과(無花果)인 점에서 야간에 수확해 시들기 전에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에덴동산의 무화과는 저희 부부가 1년 내내 시설하우스에서 살다시피 하며 자식처럼 보살핀 끝에 얻어진 수확입니다. 그만큼 정성이 담겨 있고, 육즙과 당도가 풍부하고 좋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품이라고 자부합니다. 특히 지난해는 총채벌레 피해가 워낙 심해 거의 출하를 못했고, 두 차례의 태풍 때문에 찢어진 비닐하우스를 다시 씌우느라 현금 1억원을 고스란히 날리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어 더욱 애착이 갑니다.”
김선호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2011년의 경우 올해와 같은 시기 수확을 시작해 하루 8kg짜리 박스 100여개씩을 출하했다. 하루에 300-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노지 무화과 수확이 이미 끝난 12월 중순까지 수확을 계속하는 등 말 그대로 ‘대박’이 났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총채벌레가 시설하우스 전체를 휩쓸어버렸다. 기온이 떨어진 가을께 잠깐 상품을 출하했을 뿐 거의 수확을 포기할 정도였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태풍까지 불어 닥쳐 막대한 재산피해까지 입었다.
김 대표는 이 때문에 “무화과는 더 이상 고소득 작목이 아니다”는 판단을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완전방재에 성공했다고 자부한 올해 총채벌레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롭지가 못하다. 또 지금의 장마가 끝난 뒤 언제 또 태풍이 불어 닥칠지 모를 일이다. 특히 총채벌레의 경우 시설재배 무화과 재배농민들의 풀기 어려운 최악의 숙제다.
“시설하우스에 무화과를 재배하는 일은 쉽게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기술력도 갖춰야 하고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시설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품질 좋은 무화과 수확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총채벌레 방재를 위해서는 거의 밤낮없이 고찰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올해 완전히 방재했다고 자신했는데 수확하고 보니 총채벌레로 인해 과육이 까맣게 변한 불량상품이 100과 중 3-4과, 많게는 10여과 정도는 끼어 있어요. 솔직히 총채벌레 등 병충해를 막는 일이 무화과 시설하우스 재배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가장 큰 변수라고 보아야 할 것 같아요. 무화과가 더 이상 고소득 작목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김 대표가 밤낮을 바꿔가며 수확한 무화과 출하가격은 예년과 같은 8kg 당 7만원대다. 수확량 역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니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악몽을 떨쳐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총채벌레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심상치 않아 예비물량을 더 얹어주고 있다. 또 경제난 때문인지 2011년의 경우 쇄도하는 주문을 감당하기도 버거웠으나 올 들어서는 요일별로 편차가 커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무화과는 수확한 당일 모두 판매하는 것이 원칙으로 주문이 없으면 공판장에 내다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 노지 무화과는 냉해 때문에 예년보다 10여일 늦게 출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온피해로 상당한 면적에 피해가 발생했지만 대다수 노지 무화과들이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면서 “노지의 경우 하루빨리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품목으로 선정되어야만 농민들이 안심하고 재배할 수 있는 영암군의 대표 과수작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에덴동산 무화과 농장에 전국 각지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농민들이 견학을 오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시설재배방법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적한대로 병해충 방제가 난제인데다 과다한 비용이 소요돼 투자만큼 이득을 확보하기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설하우스를 설치하는데 만 평당 1만원정도가 소요됩니다. 3년 단위로 시설을 교체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1년에 3천여만원 정도가 시설비로 들어간다고 보아야 합니다. 노지의 경우 시설비로 1만원이 소요된다면 시설하우스의 경우 그 3배인 3만원가량 소요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처럼 엄청난 시설비를 투입해 무화과를 재배하는데 병해충 방제는 또 다른 문젭니다. 결국 당국에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개발에 나서줘야 영암 무화과가 대표 과수작목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덴동산 무화과 영농조합법인의 무화과 구입문의는 홈페이지(http://www.edenfig.com/)나 전화(061-462-3535, 010-6668-0217, 010-9940-5595로 하면 된다.
■ 무화과는?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좋아했던 ‘신비의 과일’
항산화·항균작용에 심혈관질환 예방도 효과
이집트의 여성 파라오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좋아했다는 ‘신비의 과일’이다.
고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과 로마시대 검투사(글래디에이터)의 스태미너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동양에서는 소중한 약재로 쓰인 과일이다.
기온이 높고 습한 아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무화과는 뽕나무과에 속하며 원산지는 서부아시아 카리카(carica) 지방이다.
주요 산지는 미국 켈리포니아주와 지중해 연안, 국내는 영암과 해남, 신안, 제주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단맛이 있는 무화과는 막힌 속을 뚫어주고 소화를 도와주는 개위(開胃)작용이 있으며 설사를 그치게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무화과는 5가지 치질과 인후통을 치료한다.
대략 무화과의 약성은 ‘3항3협’으로 요약된다.
3항의 으뜸은 항산화효과로, 노화와 성인병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앤다고 한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등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최근 몇몇 과일의 항산화 능력을 조사한 결과 무화과가 가장 높고 키위, 오렌지, 토마토, 딸기 순이었다.
무화과는 항균작용도 한다.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죽이기 때문에 ‘무화과는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도 키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독특한 향 때문인지 주변에는 벌레와 해충도 접근을 꺼린다.
무화과는 항염증작용도 한다. ‘무화과 가루를 종기 부위에 뿌리면 종기가 훨씬 빨리 낫는다’는 주장도 있고, 관절염, 인후통, 기침환자 등에게 추천되기도 한다.
‘3협’은 소화, 변비탈출,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돕는다는 뜻이다. 실례로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 무화과를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고 한다.
변비탈출은 무화과에 든 섬유소 때문이다. 전통한방에서는 무화과를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고 장을 편안하게 하는 과일로 분류한다.
소화불량, 식욕부진, 장염, 변비환자 등에게는 생과를 하루 한 두개 먹거나 약한 불로 달여 하루 세 번 복용하라고 권장한다.
관절통, 근육통, 치질, 갑상선환자는 무화과 뿌리를 달여 먹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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