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은 오스트리아 하급 세관원의 아들로 태어나 독일 수상이 된 그의 일생, 즉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광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히틀러가 뮌헨봉기 이후 란츠베르크 요새감옥에서 금고형을 살던 1924년에 구술필기를 시작해 1925~1927년에 걸쳐 2권으로 간행됐다. 경매물건은 히틀러가 1925년과 1926년 나치당 창당 당원이자 쿠데타에 참여한 조세프 바우어에게 크리스마스선물로 준 것이라 한다.
자서전은 넓게는 자기를 말하는 일체의 모든 자료 일기 서간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자서전의 본질은 ‘적나라한 자기 내면의 토로’를 특징으로 한다. 자서전의 효시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을 꼽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자서전은 작가의 자기개발보다도 직접 마주친 사람들이나 사건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회상기(回想記)’나, 자기 자신만의 개인생활의 사건을 매일 기록하는 ‘일기(日記)’, 그리고 자신만의 용도나 재미를 위해 기록하는 ‘일지(日誌, journal)’와도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의 출판기념회 바람이 한바탕 불고 지나갔다. 대다수가 자신의 인생역정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담은 자서전이라 홍보했다. 그러나 어쩌랴. 자서전을 아무리 꼼꼼히 읽어도 적나라한 자기 내면의 토로는 읽기 어렵다. 자화자찬의 회상기로 가득하고 일지에 불과하다. 출판기념회는 그 자체보다도 이런 자서전 때문에 늘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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