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부형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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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부형의 편지

*수줍게 웃으며 “부탁이 있는데요”하더니 주머니 속에서 편지지 두장을 꺼내든 00엄마가 “전 컴퓨터도 못하고 글씨도 잘 못 쓰지만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선생님께 부탁합니다. 제 대신 이글좀 올려 주세요”라고 부탁해왔습니다. 다음은 그 편지 전문입니다.
저는 영암군에 사는게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느날 우연히 찾아온 작은 만남이 새삶을 찾게 해주었습니다.
세 아이 엄마로 평범하게 살 것 같았던 저의 가정에 이혼이 찾아 온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사는게 힘들어 서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살았던게 실수였지요.
아이 아빠는 잠시 한눈을 팔았구나 싶은게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혼자서 아이 셋을 기르게 되었고 아이 아빠는 힘들다는 이유로 양육비 조차도 버거운 상황이었어요.
그렇게 몇년을 버티어 왔는데 결국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가까운 친구까지도 이해하기 힘든 까칠한 성격으로 변해갔지요. 친구도 멀어져가고 사는데 너무 막막해 돌아 버리고 싶은데 밤에 잠은 오지 않고 우울증까지 겹쳤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 일주일만에 퇴원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요.
모든 일을 놓아버리고 싶은데...그러지도 못하고, 일을 해야 먹고 사는데 일할 기운도, 의욕도 사라진지 오래고...그러다 우연찮게 영암군에서 전화통화로 김수진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분으로 인해 정신의학과라는 곳에 가서 상담도 받고, 그분으로 인해 소통하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처음으로 속에 있는 이야기를 뱉어내고, 그러면서 거짓말처럼 웃는 날이 생기고 옛날처럼 말이 많아지고 했습니다.
영암군에서 월급을 받고 저같은 사람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인데도 한 인간으로 다가와 나를 인간으로 대해주고, 내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김수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데 전할 방법이 없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너무나 감사하다고, 더불어 영암군에 사는게 참 행복하다고, 영암을 위해 사시는 분들께 머리숙여 인사드리고 싶어 글로 나마 대신합니다.
저를 위해 정신의학과 상담을 주선해주고 마음으로 정신적으로 따뜻하게 다가와주신 주민생활지원과 김수진님께 이글을 바칩니다. (미암면에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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