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사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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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고병원성 AI 사태 언제까지?

5월2일로 발생 106일째…사상 최장·최대 피해 우려

영암 80여만마리 등 1천285만마리 살처분 피해액 4천억 넘을 듯
군, 3월23일 이후 소강상태…방역초소 철거 농장단위 방역 전환
올 들어 지난 1월17일 전북 고창의 종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오늘(5월2일)로 100일째다.
영암지역에서는 1월29일 덕진면 장선리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3월23일까지 모두 11농가에서 발생이 잇따라 살 처분한 닭·오리 등 가금류가 79만9천657마리에 이른다. 전국적으로는 1천285만2천마리로 2008년 3차 고병원성 AI 발생 때의 1천20만마리 살 처분 기록을 넘어섰다. 또 오는 6월 중순 이후에나 종식 선언이 가능해 발생기간도 2010∼2011년의 139일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이에 따른 재산피해액도 2008년의 3천7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영암군은 주요 도로 위주의 소독을 위해 설치, 운영해온 방역초소 4곳을 4월30일자로 철거하고 농장(농가)단위 방역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전남도의 방역초소 탄력적 운영방침에 따른 것으로, 군은 정부 차원의 종식선언이 나올 때까지 재발방지를 위한 방역조치의 철저한 이행과 농장단위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 발생현황
올해 발생한 AI는 과거 4차례 발병한 ‘H5N1’형 바이러스가 아닌 ‘H5N8’형으로, H5N8형 AI가 대규모로 발병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H5N8형은 1983년 아일랜드와 2010년 중국 장쑤(江蘇)성에서만 두 차례 발병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올해 우리나라에서 창궐하기 전까지 대규모 발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H5N8’형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크게 ‘고창형’과 ‘부안형’으로 나뉜다. 고창형은 중국 장쑤성의 H5N8형과 장시(江西)성의 H11N9형이 재조합됐고 부안형은 장쑤성의 H5N8형과 중국 동부의 H5N2형이 재조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의 진원지인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가창오리를 조사한 결과 고창형과 부안형 바이러스가 모두 검출됐다. 이는 이번에 발생한 H5N8형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병한 것이 아니라 중국 대륙에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가창오리 등 철새에 의해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한편 국내 AI 발병농가에서 사육하던 개도 AI 바이러스에 노출돼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에서 AI 바이러스의 항체가 검출된 것 역시 이번이 세계 최초 사례다.
■ 영암지역 AI 발생 및 살 처분 현황
영암지역에서는 1월24일 해남군 송지면의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이동통제 및 소독강화에 나섰다.
또 1월29일 덕진면 장선리 종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지난 3월23일까지 모두 11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해당 농장은 물론 제한반경 내에 있는 농장 등 모두 35농가의 닭과 오리 등 79만9천657마리를 살 처분했다.
전국적으로는 고창에서 발병한 AI가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돼 35건의 AI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29건이 고병원성 H5N8형 AI로 확진됐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인한 직접피해액은 1천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처분 보상금으로만 1천240억여원이 들고 생계안정자금·소득안정자금 등으로 150억원, 초소운영비 등 가축방역비 480억원 등 1천900억여원이 AI 피해보전에 쓰일 전망이다. 또 정부가 지원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규모를 더하면 총 피해액은 4천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전남지역 방역초소 운영현황
군은 지난 3월23일 이후 관내에서 고병원성 AI 추가 발생 신고가 없어 방역지역의 선별적 해제와 함께 발생농장의 분변검사 및 시험입식절차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남도도 도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그동안 주요 도로 위주의 소독을 위해 설치한 방역초소 운영을 농장단위 방역체계로 전환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군은 이에 따라 그동안 신북면과 삼호읍, 시종면 2곳 등 4곳에 운영해온 방역초소를 4월30일자로 철거하고, 농장단위 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전남도내에서는 나주시가 13개 초소를 4개 초소로 줄였고, 화순군도 5개 초소를 주요 간선도로 2곳으로 축소했다. 또 장성군과 영광군은 인터체인지에만 방역초소를 남겨둔 상태이고, 담양군과 강진군, 무안군, 신안군 등은 완전 철거한 상태다. 또 장흥군, 해남군, 완도군도 영암군처럼 금주중 방역초소를 철거한다는 계획으로 있는 등 전남도내 방역초소 대부분 철거되고 있다.
■ 종식선언은 언제?
군은 그러나 고병원성 AI의 종식선언이 나오지 않은 만큼 농장단위 차단방역이 철저하게 이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담당공무원의 지도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식선언은 언제나 가능할까? AI는 발병의 주 매개체인 겨울철새가 대부분 북상하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AI는 사실상 종식 단계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4월21일 충북 진천의 거위농가에서 35차 신고가 들어오고, 24일 울주군의 양계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하는 등 ‘잔불‘이 아직 남아있다.
AI 긴급행동지침에 의하면 최후 살 처분일로부터 AI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21일 동안 추가 발병하지 않으면 해당 지역의 이동통제를 해제하고 다시 3주간 AI가 발생하지 않아야 종식 선언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AI가 추가로 발병하는 것을 전제로 6월 중순에야 종식 선언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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