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으로 보는 제6회 하정웅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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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紙上으로 보는 제6회 하정웅컬렉션

영암군립 하(河)미술관이 지난 7월22일부터 열고 있는 제6회 하정웅 컬렉션 특선 '북한·중국 실경산수화전'이 한창이다. 오는 10월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선전은 동강 하정웅 선생이 영암군에 기증한 3천400여점의 작품 가운데 북한 조선화(한국화의 북한식 표현)와 중국 현대회화 작품 등 12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월북화가인 강신범, 정종여, 정창모, 한상익, 최도렬 작가의 작품 등 조선화 작가 30여명의 작품 60여점과 궈이쫑과 구내핑, 류용밍, 뚜홍치, 송크, 친링윈, 뚜시링 등 중국화가 19명의 작품 60여점이다. 미술관을 미처 찾아가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주요 작품을 지상으로 소개한다. <편집자註>
동강 하정웅 선생
자전에세이 '날마다 한 걸음' 출간
고흐를 사랑한 소년에서 '하정웅 컬렉션' 만들기까지
재일한국인 미술컬렉터 동강 하정웅의 삶·사랑·기도
동강 하정웅(75) 선생이 자전에세이 '날마다 한 걸음'(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가전제품 판매사업으로 크게 성공하기까지, 평탄하지 않지만 꿋꿋하게 살아온 인생담과 '하정웅 컬렉션'을 만들기까지의 미술품 소장 과정, 조선인 징용자 추모사업과 시각장애인 복지사업 등을 추진한 사연 등을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또 디아스포라로 겪은 20세기 격동의 세월, 미술작품과 화가에 대한 그의 철학, 나눔과 배려라는 삶의 가치관도 들어있다.
동강 선생은 지난 9월22일 서울에서 에세이 출간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떠도는 디아스포라의 운명에 눈물지었지만 그럴수록 더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었다"고 작품 기증 취지를 설명했다.
"미술품을 기증하면 (기증받은 미술관에서) 꼭 그게 다 얼마냐고 물어요. 그러고는 피카소나 이우환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고 (외부에) 홍보하죠. 하지만 전 돈 따지고 이름 따지려고 기증하는 게 아니에요. 제 그림 한 점 한 점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영암 출신의 가난한 재일교포 이주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동강 선생은 반 고흐를 좋아하고, 화가를 꿈꿨다. 하지만 '자이니치'(재일한국인을 통틀어 부르는 일본말)로 불리며, 디아스포라의 고단함을 온몸으로 겪어야만 했던 그에겐 그저 꿈이었다.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기를 원한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그저 열심히" 살며 역경을 극복했다. 사업으로 성공했고, 지난 50년 동안 모아온 미술품 1만여점을 "아낌없이" 고향에 그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영암군립 하(河)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 등 국내 미술관들에 모두 기증했다.
동강 선생이 가장 애정을 갖고 수집해 하(河)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가운데는 이우환의 작품도 있다. 동강 선생은 특히 이우환의 작품을 소개할 때면 진한 애정이 묻어난다. 유럽에서 활동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우환에게 선뜻 700만엔(한화 약 7천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던 동강 선생이 수집한 이우환의 작품은 총 42점에 달한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우환인 점에서 가격을 따지면 수백억원도 넘지만 동강 선생은 42점 모두 하(河)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권현정씨가 함께 글을 쓴 이 책에서 동강 선생은 "나는 50년 동안 1만점에 이르는 미술 작품을 수집했고, 그 1만 점을 모두 한국에 기증했다. 한때 나의 개인 수집품이던 이 작품들은 이제 언제든 대중과 만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인 한국의 공공 미술관에 자리를 잡았다. 내 컬렉션은 처음부터 '개인재'가 아닌 '공공재'의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 예정된 운명에 기꺼이 따랐을 뿐이다."고 적고 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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