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문화축제 돌아보기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왕인문화축제 돌아보기

윤광제
시조시인, 전 글로벌인재학교 교감
'2015 영암왕인문화축제(이하 왕인문화축제)'가 지난 12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9일부터 시작해 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왕인문화축제는 ‘명품ㆍ안전ㆍ경제’라는 이미지 구축에 한 획을 그은 축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영암군은 '2015 영암왕인문화축제'기간 동안 10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고 밝혔는데 정말 대단한 인파가 아닐 수 없다. 체험 및 관광상품 판매부스를 운영하던 한 공예가는 "다양한 축제현장을 가봤지만 우리 고향 축제에 비해 규모도 크고 관광객수가 한 눈에 비교될 정도로 차이가 커서 정말 부러웠다"고 밝혔다.
질문을 하는 입장에서 여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질문하는 입장에서는 답변자의 반응이 참 즐겁다.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축제장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일부러 물어봤다. "어떤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으세요?"
축제장이 집과 가까웠던 사람들은 야간 행사였던 빛의 향연 ‘왕인 미디어 파사드쇼’, 개막축하 공연, 국악관현악단 특별공연, 구림의 밤 등을 꼽았고,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氣찬 Musicarade '왕인박사 일본가오!', 태권도 격파시범과 기 예무단 전통무예 공연, 도기체험 등을 꼽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디까지나 표본도 부족하고 오차범위도 크지만 최소한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왕인문화축제 현장을 경험한 사람들이 축제장을 떠나면서 기억나는 몇몇 프로그램 명칭이나 특징을 정확하게 언급할 정도면 그 사람들 가슴 한 곳에는 즐거웠던 기억이 제대로 자리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 외에도 이번 축제는 기존의 교육형 테마축제에 놀이성을 확대하면서 방문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필자는 축제 홍보에 대해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우리나라 대표 검색사이트 N사와 D사를 조회하면 각각 100건이 넘는 기사가 검색될 정도로 왕인문화축제에 대한 글이 우글우글하다. 이 대목은 정보·통신·홍보관련부서 담당자의 노력을 확인하는 지표라고 하겠다.
대체적으로 이번 축제의 평가는 좋다는 것이 지배적인데 이처럼 멋지게 마무리한 축제의 탄력을 그대로 이어 최우수축제, 나아가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조언을 해볼까 한다.
첫째, 축제 중 왕인박사가 두 번 상대포로 떠나는 퍼포먼스가 축제 스토리 전개상 어색함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을 배웅하는 모습은 한 번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헤어지는 모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축제의 절정인 날에 배웅을 하고 첫날은 일본측에서 왕인박사를 일본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당시 일본에서는 아스카 문화가 생기기 이전이라는 상황을 적용하면 일본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 수가 있어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둘째, ‘왜 박사 왕인은 할아버지 밖에 없나?’라는 것이다. 현재 왕인박사 유적지와 우리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왕인박사에 관한 상품이나 이미지는 대부분 할아버지 모습이다. 인물 축제가 지닌 한계를 돌파할 아이템 개발이 시급하다. 왕인박사와 천자문이 참 좋은 카드인데 현재 천자문 콘텐츠는 서유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마법천자문’이라는 책, 애니메이션, 카드 등이 거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들에게 왕인박사가 통하는 모습으로 접근하려면 소년 왕인을 모델로 한 아이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1994년 무협수사극 ‘판관 포청천’이 매서운 눈빛과 칼날같은 명 판결에 대만과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당시 포청천의 인기를 어린이들에게 돌려 소년 포청천, 자매품 소년 남협(南俠) 전조 의 상품을 만들었고 탐정 소설의 바이블 ‘셜록 홈즈’는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소년 셜록 홈즈라는 만화까지 파생시켰다.
왕인박사 정도의 인물이라면 즐겁게 학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아이템이 많다. 오경박사라는 틀에 빠져 역경, 시경, 서경, 예기, 춘추에 집착하지 말고, 왕인 박사는 뭐든지 잘 아는 만물박사 이미지를 구현해 탐정 같은 역을 맡길 수도 있고, 탐험가의 모습을 만들 수도 있다.
마법 천자문이라는 컨텐츠가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먼저 왕인박사라는 인물과 이미지가 전국의 미래 역군들에게 각인돼 마치 성지순례하듯 영암을 찾아오게 만들어보자.
셋째, 축제가 끝나면 공연팀만 기억에 남고 영암군의 재산으로 등재되는 품목이 별로 없다는 것인데, 차후 축제를 위해서라도 군 재산으로 등재될 만한 시설이나 작품 등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벚꽃이 상당부분 절정기를 넘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낸 왕인문화축제추진 관계자와 영암군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