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당시 사업을 중단시키면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팀장을 일선 면사무소로 좌천까지 시켰다. 해당 팀장은 지난 1월1일자 인사에서 면장으로 승진, 당시 좌천인사가 부당했음을 증명했다. 군 스스로 관피아의 농간에 놀아났음을 시인한 셈이다. 특히 문제의 인사가 인수위에서 사업을 중단시켰을 당시 군청 내에서는 모두가 억지주장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으나 점령군이나 다름없는 인수위 핵심 관계자의 위세에 눌려 아무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었다. 더구나 군수 당선자는 한술 더 떠 '토목·건설 사업을 지양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우면서 이 인사의 억지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자신이 특정회사에 재취업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버젓이 사업수주를 위해 군청을 드나들고, 후배공직자들에게 부탁해 실적을 만들고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니 그야말로 얼굴에 철판을 두른 격이다.
'관피아'는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공직을 퇴직한 이들이 관련 기업에 재취업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피아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말이다. 특히 이번 소하천정비사업과 관련된 행태는 군수의 위세까지 등에 업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혼용무도(昏庸無道)의 표상인 진(秦)의 2세 황제 호해(胡亥)가 나라를 멸망으로 이끌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환관 조고(趙高)의 호가호위(狐假虎威)였다. 이번 관피아 논란은 누구보다 군수 책임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군청 내 각종 인허가부서에는 퇴직공무원들이 이른바 브로커 역할에 나서 과도한 청탁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공무원은 공직에 환멸이 느껴질 정도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래서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선배공직자가 후배공직자들을 괴롭히는 조직이라면 경쟁력은커녕 설자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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