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는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약자다. 직역하면 '종말단계 高고도 지역방어'. 언론에선 ‘종말단계’를 빼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번역한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로, 탄도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인공위성과 지상레이더에서 수신한 정보를 바탕으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40~150㎞ 고도에서 직접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종말단계(Terminal)’가 붙은 것은 ‘이륙→상승→중간→종말’ 등 탄도미사일의 비행 4단계 가운데 종말단계, 즉 포물선으로 날아오던 탄도미사일이 최고점을 찍고 목표물을 향해 떨어질 때 대기권 안팎 40~150㎞의 高고도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을 뜻하기 때문이다. 고고도(High Altitude)는 말 그대로 종말 단계 중 높은 고도의 단계를 말한다. 사드가 탄도미사일 요격에 실패했을 경우 10∼40㎞ 低고도에서 요격에 나서는 체계가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다.
사드의 탄도미사일 요격방식은 ‘충격파괴(Hit to Kill)’다. 상대 미사일과 직접 충돌해 파괴한다. ‘근접폭발’ 방식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명중률이 낮고, 요격 후 남은 파편이 도심에 떨어져 피해가 커지자 나온 방식이라고 한다.
미국은 2008년부터 2개의 사드 포대를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육군기지에 배치했다. 또 2013년에는 북한이 실전배치한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에 대응해 괌에 1개 포대를 추가 배치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외에는 사드가 배치된 사례가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공론화되고 있다. 최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로켓발사를 계기로 아예 급물살을 탄 느낌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미국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협의한 바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온 우리 정부였으나, 로켓발사가 있고나서는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사드는 우리의 안보에 적합한 방어체계일까? 전문가들은 매우 부정적이다. 첫 번째 이유는 사드가 아직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제조사인 록히드마틴社는 성공률 90%를 주장하나 지상에서 발사된 중거리 미사일이 요격대상이 된 적이 없다 한다. 한반도의 종심이 1천㎞ 이하로 짧다는 점에서 5천㎞이상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高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사드 체계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더구나 1천㎞ 이내에서 시험 발사된 미사일을 대상으로 요격 실험한 사례도 없다고 한다. 북한이 우리 수도권을 겨냥해 개발한 사거리 100㎞급 탄도미사일 요격에 사드는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 자체가 성능이 아직 불완전한 무기체계로 지적받는 사드는 1개 포대 당 1조5천억원에서 2조원이 소요되는 초고가다. 미사일은 1발당 약 120억~150억원에 달한다. 한반도 전역의 방어에 필요한 사드는 2~4포대다. 적어도 4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참고로 사드 1포대는 트럭에 탑재되는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탐지반경 1천~2천㎞의 X-밴드레이더(AN/TPY-2), 중앙통제처리장치(TFCC) 등 4가지로 구성된다고 한다. 1개 포대 당 발사대는 6~9기로 이뤄지고 1기당 미사일 8발이 장착된다. 미사일은 길이 6.17m, 무게 900kg, 직경 34㎝로 최대 속도는 마하 8.25로 알려져 있다.
중국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강경대응을 두고 왕이(王毅) 외교부장까지 나서 ‘항장무검(項莊舞劍)’의 고사를 들어가며 “칼춤을 추는 의도는 패공(유방)을 죽이려는 데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 즉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정부의 강경대응 목적은 강경대응 그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한반도 사드 배치라는 실제 목적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지켜보며 튼튼한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하지만 더 큰 걱정은 안보를 이유로 ‘사드’같은 방어체계가 구축될 경우 한반도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이른바 ‘패권국가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면 한반도는 말 그대로 작은 불씨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싯깃 통(tinderbox)’이 되는 것이다. 사드 문제에 한민족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걱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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