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미곡종합처리장 155개소 가운데 흑자가 난 곳은 41.2%인 60개소인 반면 나머지 58.8%인 95개소는 적자다. 전남의 미곡종합처리장 가운데도 흑자는 8개소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21개소는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보면 영암통합RPC의 운영적자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암통합RPC의 운영적자에는 영암쌀의 모든 문제가 숨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최근 군수와 지역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농업 관련 기관 및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쌀 생산·유통 발전협의회'를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영암쌀의 생산 및 유통과 관련해 가장 절실한 문제는 품질고급화다. 이를 위해서는 품종단일화 등 군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재배농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원료곡 고가매입 후 원가이하 판매구조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군은 종전처럼 원료곡 고가매입에 따른 주먹구구식 예산지원보다도 지역농협들과 협의를 거쳐 적절한 지원방안을 찾아야 한다. 운영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다음은 유통 및 소비대책이다. 영암쌀 대표브랜드인 '달마지쌀'의 판매대책이 지금처럼 수도권 위주의 소극적 대책에 머물러서는 영암통합RPC의 운영적자를 메우기 어렵다. 발전협의회에서 제시된 홈쇼핑을 통한 판매 전략도 검토할만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영암쌀에 대한 영암사람들의 자부심과 애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향쌀 소비촉진운동도 절실한 일이다.
군은 이왕에 영암쌀 생산·유통 발전협의회를 열었으니 영암쌀 품질고급화 및 소비촉진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을 모아나가야 한다. 해마다 쌈짓돈 쓰듯 영암통합RPC에 찔끔찔끔 지원하는 방식보다도 근본적으로 적자를 메울 수 있고, 영암쌀의 소비확대를 통한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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